'묻지마 범죄' 유행의 시작 신림역 흉기 살인 사건 오늘 첫 재판
검찰, 살인·살인미수·절도·사기 및 모욕 등 혐의로 조선 구속기소
범행 시인하고 사죄했지만 피해자 유족 측 '사형 요청'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서울 신림역 부근에서 '묻지마 흉기난동 살인'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조선(33)에 대한 첫 재판이 23일 열린다. 조씨가 범행을 저지른 지 한 달여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판사 조승우 방윤섭 김현순)는 이날 오전 11시20분 살인·살인미수·절도·사기 및 모욕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조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조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2시7분경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흉기로 '묻지마 공격'을 가해 20대 남성 A(22)씨를 살해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30대 남성 3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범행에 앞서 조씨는 인천 서구에서 서울 금천구, 서울 금천구에서 범행 장소까지 택시 무임승차 2회, 범행에 사용할 흉기 2개 절취 등 혐의도 받는다.
법원은 지난달 23일 오후 조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망 염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조씨를 구속기소한 지난 11일 법원은 신속히 재판 일정을 잡았다.
검찰은 조씨가 최근 자신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모욕죄'로 고소돼 경찰 출석을 요구받자, 공개 살인 범행을 사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심리분석 결과 조씨는 유년 시절 가족과의 관계 붕괴, 사회생활 부적응, 수년간 만난 연인과 이별 등으로 '현실 좌절'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씨가 범행 전 8개월간 외출 없이 집에서 게임만 하는 등 '게임 중독' 상태였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번 사건을 "현실에 대한 불만과 좌절에 따른 '이상 동기 범죄'라고 판단했다.
앞서 조씨는 영장심사 받기 전 "저의 모든 게 예전부터 너무 안 좋은 상황에 있었다"며 "(범행은) 제가 너무 잘못한 일인 것 같다"고 자신의 범행을 시인하고 사죄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내가 불행하기 살기 때문에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며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조씨의 범행으로 숨진 피해자 유족 측은 지난달 23일 조씨에 대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자신을 피해자 사촌이라고 밝힌 김모씨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를 통해 "신림역 칼부림 사건 가해자가 다시 사회에 나와 이번과 같은 억울한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사형이라는 가장 엄정한 처벌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조씨의 범죄 전력은 집행유예 1회, 벌금 2회, 소년부 송치 14회, 기소유예 3회 등 총 20회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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