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탄핵 기각에 "탄핵소추권 남용"vs"헌재 마저 상식 외면"(종합)

유가족·야당 "헌재, 상식적 요구 외면…李에 정치적 책임"
대통령실·여당 "참사마저 정쟁 삼아…국민 심판 받을 것"

탄핵소추안이 기각된 25일 오후 이상민 장관이 압구정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23.7.25/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김예원 조현기 정지형 김정률 기자 = 헌법재판소가 25일 이상민 장관 탄핵 청구에 기각 결정을 내리자 찬성 측과 반대 측이 상반된 반응을 내놓으면서 상대편을 겨냥했다.

이태원 유가족들은 이날 기각 결정 직후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를 비판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헌재가) 상식에 기반한 요구를 외면했다"면서 이 장관을 겨냥해 "부끄러움이 남아있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 장관이 참사 수습 과정에서 희생자의 존엄과 유가족의 권리를 훼손하고 국가의 재난 안전 총괄 의무를 회피하는 등 파면 이유는 차고 넘쳤다"고 주장했다.

보수단체가 이태원 참사와 북한이 연루됐다고 주장하며 양측이 충돌해 유가족 2명이 실신하고 1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 민주당 "이상민 정치적 책임 여전…감사원 당장 감사 착수해야"

민주당은 헌재가 법적 책임을 묻진 않았으나 이 장관이 정치적·정무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박용진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법의 영역, 정치의 영역, 윤리의 영역은 각각 다른 것이고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정권의 책임은 온전히 남아있다"며 "감사원은 연말로 미룰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이태원 참사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충남 부여군 수해복구 지원활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당하지 않았다고 해서 책임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제1책무이며 행안부 장관은 그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직책"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탄핵소추 추진이 무리했다는 여당의 주장에는 "헌법이 보장한 탄핵이 기각됐다고 해서 탄핵 추진이 반헌법적이라는 것은 헌법에 규정된 행위를 국회가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라며 "무리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상민 장관의 탄핵심판 청구가 기각된 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공동취재) 2023.7.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대통령실·국힘 '야당 책임론' 언급…"탄핵병 죗값 치를 것"

대통령실 관계자는 헌재 결정 직후 "탄핵소추권 남용"이라며 "이런 반헌법적 행태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 피해만 가중한 민주당의 습관적 탄핵병은 죗값을 치를 것"이라며 "국민적 참사를 정쟁 수단으로 삼아 국정의 컨트롤센터를 무력화하는 행태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단 한 명의 재판관도 예외 없이 탄핵 사유가 없다고 인정했다"며 "민주당의 탄핵소추안이 근거가 없고 정쟁을 위한 과장된 탄핵소추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헌재 결정으로 167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이 장관은 이날 오후 5시쯤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충남 청양군 수해 현장을 방문했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