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5억 횡령' 오스템임플란트 팀장 징역 35년형…아내 징역 3년

"여러 사정 고려해 아내 법정구속 안해"… 여동생·처제 징역형 집행유예

'회삿돈 1880억원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씨가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2022.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2215억원에 달하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전 자금관리팀장 이모씨(45)가 1심에서 징역 35년형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이날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과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받는 이씨의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아울러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기소돼 이씨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이씨의 아내 박모씨와 처제, 여동생에 대해서도 이날 1심 형을 판단했다.

재판부는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과 횡령금액의 절반 가까이를 추징이나 몰수의 형태로 반환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점은 유리한 양형조건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코스닥 상장사인 해당 회사에서 2215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공공연하게 횡령했으며, 향후 복역 후 범죄수익에 대해 이익을 유지하기 위한 계획이 드러난 점은 불리한 조건으로 보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자사 회장이 주식투자를 위해 돈을 운용하라는 지시는 사실로 판단하기 어렵다. 설령 사실이더라도 범행을 저지르는데에 있어 정당화 될수 없다"며 "복역 후 이익을 막을 수 있는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히며 징역 35년형을 선고했다. 이밖에도 벌금 3000만원과 추징금 1151억8797만555원을 추징했다.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에 대해서는 재판부는 "아내와 여동생, 처제에 대해서 모두다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며 "특히, 아내인 박모씨의 경우 범행의 실체가 모두다 드러난 시점에서도 그 재산을 계속해서 보유하려고 한 점이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내인 박모씨에게 징역 3년, 여동생과 처제에 대해서는 징역 2년형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다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아내에 대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앞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밖에도 이씨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아내 박모씨에게 징역 5년, 이씨 처제와 여동생에 대해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밖에도 검찰은 이씨 아내인 박모씨와 여동생 명의로 구입한 부동산 전세보증금 및 리조트 회원권 보증금 등 반환채권 몰수, 벌금 3000만원, 약 1147억원을 추징해 달라고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아내 박모씨 명의 파주시 아파트 3채에 대한 각 분양대금 반환채권, 박모씨 명의의 모 리조트 회원권 보증금 및 선납관리비 반환채권, 4억5000만원 반환채권 몰수를 요청했다. 또 처제인 박모씨의 다른 리조트 2곳의 각 회원권 예탁금 반환채권 몰수를 요청했고, 처제 남편인 이모씨 명의 일산 아파트 전세보증금 반환채권 몰수도 요청했다.

이씨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여덟 차례에 걸쳐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횡령액 일부는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의 가족들은 이씨가 빼돌린 횡령금 일부로 부동산, 리조트 회원권을 구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 아내는 횡령액 일부를 인출해 이씨에게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