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감금·폭행' 코인빗 전 회장, 1심 무죄…"진술 신빙성 없어"

"법정·수사기관 피해자 진술 불일치…거액 합의금 지급"
다른 재판에선 징역형 집행유예·사회봉사 80시간 선고

서울 강남구 코인빗 본사 사무실. 2020.8.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직원을 감금·폭행하고 돈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상자산(코인) 거래소 코인빗 운영사 전직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채희인 판사는 20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혐의로 기소된 최모 전 엑시아소프트 회장(51)에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영업이사 A씨 등 2명에게는 각각 무죄와 면소 판결을 내렸다. 면소는 검찰의 공소권이 없어져 소송을 마무리하는 절차다.

재판부는 최 전 회장 폭행을 증명할 CCTV 등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낮아 범죄사실을 파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법정진술이 수사기관 진술과 일치하지 않고 신문 과정에서 수차례 번복되면서 모순됐다"며 "공소가 제기된 후 피고인들과 피해자가 합의했고 적지 않은 합의금이 지급된 점 등을 비춰보면 일부 의심되는 사정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전 회장의 공소사실을 보면 피해자가 중대한 상해를 입었을 것으로 예상되나 기록에 의하면 상처가 확인되지 않고 현장이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정도 없다"고 덧붙였다.

최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일부 직원들이 회사 내부정보로 수익을 얻었다고 의심해 직원들을 술병 등으로 폭행하고 사무실에 20시간가량 감금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앞서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는 직원들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해 최 전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번 재판의 피해 대상 직원 고소는 받아들이지 않고 불기소 처분했다.

피해 직원은 검찰이 항고도 받아들이지 않자 법원에 재정신청을 제기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법원이 재정신청을 일부 인용하자 추가 기소했다.

재정신청은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고소인 또는 고발인이 고등법원에 해당결정의 옳고 그름을 묻는 절차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인용하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최 전 회장은 앞서 기소된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고 일관돼 신빙성이 있다"며 "문자메시지 사진 등의 내용도 피해자 진술에 부합하는 것으로 볼 때 피고인들은 공동으로 피해자를 협박해 돈을 지급받고 감금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