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뒤 90대 노모 성추행후 살해…항소심도 무기징역
고법, 심신미약 주장 불인정…"양형조건 변화 없다"
- 성도현 기자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술을 마신 뒤 90대 친어머니를 성추행하고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아들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이광만)는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강모씨(51)에게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1심과 같이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를 명령했다.
강씨는 항소심에서 "알코올 의존 증후군을 앓고 있었고 술을 많이 마셔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며 '심신미약'을 새롭게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1심은 잔혹한 범행 내용과 책임의 정도, 범행의 경위, 피해자 유족의 충격·고통 등과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이 맞고 2심에서 새로운 자료를 내지 않아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다"고 판단했다.
강씨는 지난 1월13일 밤 10시쯤 강원도 철원군에 있는 어머니 A씨(91)의 집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중 옆에 누워있던 A씨의 얼굴을 때리고 성추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사기·폭력 등 전과 37범인 강씨는 사기죄로 6개월 복역후 지난해 10월 출소했다. 당시 5년 만에 A씨를 찾아갔는데 어머니가 자신을 반기지 않자 술을 마시고 돌아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과거에도 A씨에게 욕설을 하고 행패를 부렸는데 가족들은 강씨가 찾아오는 것을 꺼리는 등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심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범행"이라며 "사회와 격리돼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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