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체로 돈 받았다면…"현금영수증 필수 지급 대상 아니다"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계좌이체로 대금을 지급받은 경우는 현금영수증을 필수적으로 발급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8부(부장판사 박이규)는 변호사 A씨가 낸 조세범처벌법 위반 이의 신청 재항고심에서 원고 패소 결정한 원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민씨는 계좌이체로 수임료 1억1000만원을 받은 뒤 의뢰인의 요청이 없어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았다가 5500만원 상당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현행 소득세법과 동법 시행령은 변호사가 10만원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가를 현금으로 지급받았을 때 상대방이 현금영수증 발금을 요청하지 않아도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이를 어길 경우 거래대금의 50% 상당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도 두고 있다.

민씨는 과태료 처분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지난해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1심 판사는 "계좌이체도 현금영수증 발급 대상"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계좌이체는 소득세법상 현금영수증 발금 대상 거래가 아니다"며 민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소득세법 규정이 의미하는 '현금'은 일반적으로 정부·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지폐·주화를 의미한다"며 "소득세법에서도 각종 유가증권·채권 등과 구분해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금을 현금으로 받은 경우는 지폐·주화를 직접 받은 경우로 해석해야 한다"며 "계좌이체로 돈을 받은 경우는 대금을 현금으로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abilityk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