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SNS선거단 '조직'도 항소심 "선거법 위반"

1심서는 물적설비 갖춘 것만 유죄 판단…선고유예 판결
항소심 "인적 조직·물적 설비 따로 판단할 것 아니다"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앞서 1심 재판부는 SNS지원단을 꾸리기 위해 사무실에 설비를 갖춘 것은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SNS지원단 설립 자체는 무죄로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흥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한기 새정치민주연합 서산·태안 선대위원장과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소속 차모 보좌관에 대해 각각 벌금 2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깨고 각각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 캠프에서 SNS지원단장을 맡았던 조 위원장과 국회SNS기동대장을 맡았던 차 보좌관은 지난해 6월 위 SNS활동 행위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자 조 위원장 등은 "정당 자원봉사자가 업무를 수행하면서 정당에 설치된 컴퓨터, 전화 등을 사용해 진행한 정상적인 선거운동을 기소한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라며 "검찰의 기소는 어이없는 공소권 남용일 뿐만 아니라 기획된 정치적 기소가 명백하다"고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증거들을 종합해보면 'SNS지원단'이라는 팀을 만든 것은 선거캠프 내 내부적 사무분담 변경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원단' 설립 자체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SNS지원단을 운영하기 위해 사무실을 차리고 설비를 갖춘 것은 유죄로 판단해 두 사람 모두에게 벌금 2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그런데 이 판단은 항소심에 와서 뒤집어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조직을 설립한 사실과 사무실에 설비를 갖춘 사실을 모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해 두 사람 모두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적인 조직 설립과 물적인 설비 설치를 구분해 별개로 유무죄를 논할 것은 아니다"며 "SNS지원단은 문 후보의 정책, 유리한 글 등을 직접 전파시켜 선거운동에 나아갔기 때문에 선거사무소 유사기관을 설치해 이용했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위터·페이스북 등 파급효과가 큰 SNS 매체를 이용해 선거일 전날까지 특정 후보에 유리한 자료를 집중 전파시켜 선거에 미친 영향력이 작다고 볼 수는 없어 죄책은 가볍지 않다"면서도 "허위·비방 등 노골적 내용을 담지 않은 점, SNS 활동은 다른 선거운동에 비해 폭넓게 허용되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abilityk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