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대균 검거 실패…수사 장기화 우려

檢, 8시간 걸쳐 금수원 수색했지만 신병 확보 못해
수사 한 달 지나도록 핵심 피의자 소재 파악도 안 돼
檢·警, 통신내역 분석·신도집 탐문 등 검거에 총력

(인천=뉴스1) 오경묵 기자 = 21일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총본산 금수원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구인 및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마친 검찰 수사관들이 차량을 통해 금수원 정문을 빠져나오고 있다.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금수원에서 유병언 씨에 대한 구인영장, 장남 대균 씨에 대한 체포영장, 금수원 압수수색 영장을 동시에 집행했지만 유 전회장과 대균씨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2014.5.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검찰이 대대적인 강제집행에도 불구하고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과 장남 대균(44)씨의 신병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이들의 검거가 늦어짐에 따라 수사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검사)은 21일 정오 무렵부터 기독교복음침례회(세칭 구원파)의 협조 하에 검찰 수사관 70명을 동원해 금수원 내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저녁 8시5분까지 8시간 가량 금수원 내부를 수색했다. 특히 유 전회장이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예배당 2층 스튜디오와 별장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또 인근 숲 속과 농장까지 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금수원 내부 건물 뿐만 아니라 폐전동차 등 사람이 숨을 수 있는 곳은 꼼꼼하게 살펴봤다"고 말했다.

검찰은 금수원 강제진입 이전부터 유 전회장이 금수원을 빠져나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유 전회장의 도피 여부를 명확하게 확인하고, 추적에 필요한 단서와 자료 확보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이날 여덟 박스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했다. 또 최근까지 유 전회장이 머물렀던 것으로 의심되는 금수원 인근 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도 입수했다.

검찰은 압수물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유 전회장과 대균씨 등 일가의 행방을 추적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대적인 강제집행에도 불구하고 유 전회장 일가의 신병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비판이 적지 않다. 특히 수사에 착수한 지 한 달이 지니도록 핵심 피의자의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문제다.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유 전회장 측의 말만 듣고 신병 확보를 소홀히 한 점이 검찰의 최대 패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 전회장 일가의 신병 확보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검찰의 수사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유 전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에 대해 수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달 20일. 검찰은 그동안 유 전회장의 핵심 측근을 잇따라 구속했다. 20일에는 송국빈 다판다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혐의로 구속기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수사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유 전회장 일가의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 전회장 일가 검거 작전에는 전국 6대 지검 수사관 120여명이 투입됐다.

유 전회장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지검도 주영환 외사부장을 팀장으로 한 40여명 규모의 검거팀을 꾸려 유 전회장을 쫓고 있다.

경찰과도 공조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유 전회장과 대균씨를 검거하는 경찰관에게 '1계급 특진' 포상을 내걸었다.

검찰은 유 전회장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측근 명의 휴대전화 통신내역을 분석하고 있다. 또 유 전회장이 숨은 것으로 추정되는 신도집에 대한 탐문도 병행하고 있다.

notep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