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프로포폴 구입비용 500만원까지 돌려줘"

'에이미 해결사' 검사, 공판서 최 원장 검찰 진술 일부공개
전 검사, 최 원장에 "병원 박살낼 수 있다" 문자 보내기도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사진 왼쪽은 지난 2011년 방송인 에이미가 화보 촬영할 때 모습. 오른쪽은 에이미 검사로 알려진 춘천지검 소속 전모 검사가 지난 1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3차 조사를 받은 뒤 다시 서울구치소로 호송되고 있는 모습. © News1 이종덕 기자

</figure>방송인 에이미(32·본명 이윤지)의 부탁을 받고 성형외과 원장을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춘천지검 소속 전모(37) 검사에 대한 재판에서 사건의 구체적인 정황이 일부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정석) 심리로 28일 진행된 첫번째 공판에서 검찰 측은 서증조사를 통해 최 원장이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담은 조서를 일부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조서에 따르면 최 원장은 검찰조사 당시 "에이미가 악성고객이어서 간단히 치료만 해서 돌려보낼 생각이었다"며 전 검사의 요구가 있기 전에는 재수술을 할 의사가 없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나 최 원장은 전 검사로부터 "크게 실수하신 것 같네요, 각오하세요" 등 문자를 받은 뒤 "전 검사님의 도움을 좀 받자는 심정 등 복합적 이유로 무료로 엉덩이 보형물 제거수술을 해줬다"고 털어놓았다.

또 에이미의 2차 수술에 대해서도 "보형물 제거 2년 후 재삽입이 원칙인데 에이미가 '엉덩이가 작은 채로 살 수 없다'며 보형물 삽입을 요구했다"고 본인은 이 수술 또한 해줄 생각이 없었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결국 수술이 잘못돼 문제가 생기자 전 검사는 최 원장에게 "이게 치료를 다한 거냐,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 등 문자를 보내며 몇 차례 재수술을 더 요구했다.

또 에이미로부터 "최 원장이 기자에게 말해 언론에 알리면 감찰 받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전해들은 뒤에는 "감찰? 해보시지요. 내손 아니어도 당신 병원 박살낼 수 있다"는 내용의 협박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최 원장이 에이미에게 어떤 수술과 편의를 제공했는지도 최 원장의 검찰 진술에서 드러났다.

최 원장은 "전 검사가 '미국에서 에이미 수술자국이 터져서 1000만원을 썼다. 이 돈 때문에 귀국 못하고 있어서 우선 내가 500만원을 줬다. 반반씩 부담하자'고 제안을 했다"며 "수술도 잘 됐는데 억울하지만 결국 줬다"고 검찰에 털어놓았다.

또 최 원장은 "전 검사가 '에이미가 500만원 상당의 프로포폴을 미리 사두는 바람에 프로포폴에 중독됐다'고 말하며 500만원을 돌려줘라고 해 돌려줬다"며 "에이미는 본인의 어머니 가슴수술 비용이 잘못됐다며 돌려달라고 해 이 돈도 돌려줬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렇게 재판에서 당시의 구체적 정황이 오가는 동안 피고인석이 앉아 있던 전 검사는 때때로 고개를 숙인 채 차마 앞을 바라보지 못했다.

abilityk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