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허위진단서' 주치의 징역 3년 구형(종합)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여대생 공기총 청부 살해사건' 주범인 윤길자씨의 형집행정지를 도운 세브란스병원 주치의 박모 교수가 지난 9월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figure>검찰이 '여대생 공기총 청부살해' 주범 윤길자씨(68·여)의 주치의에 대해 징역 3년에 추징금 1053만5000원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하늘) 심리로 13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윤씨의 특혜성 형집행정지를 도운 혐의(허위진단서 작성·배임수죄)로 기소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박모 교수(53)에게 이 같이 구형했다.

검찰이 구형한 추징금액은 박 교수가 윤씨 남편인 영남제분 류모 회장(66)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진 1만 달러를 이날 환율로 계산한 금액이다.

검찰은 "피고인이 윤씨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돕고 금품을 수수한 것은 형사사법질서를 흔든 중대 범죄"라며 구형 취지를 밝혔다.

이어 "윤씨가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은 사건이 여대생 청부살해 사건이라는 점, 윤씨 등 가진 자의 합법적인 탈옥을 도왔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박 교수가 발급한 진단서가 허위가 아닐 뿐만 아니라 1만 달러 수수 혐의에 대해선 검찰이 주장한 일시, 장소 등이 모호하다는 등 이유로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형집행정지제도의 파행운영은 검찰의 잘못이다"며 "검찰은 이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검찰이 사회적 지탄을 받는 것을 막고자 무리한 기소를 했다"고 말했다.

앞서 박 교수는 이날 증인대에서 피고인 신문을 받으며 직접 준비한 자료를 토대로 무죄를 주장하거나 검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후진술에서는 "진단서를 작성하면서 내가 판단한 내용과 다른 내용을 기재한 사실은 없었다"며 "의사로서 환자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고 따뜻한 의사가 되려고 노력해왔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박 교수는 윤 회장으로부터 1만달러를 받고 2008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윤씨에게 허위·과장진단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지난 9월 구속기소됐다.

박 교수에 대한 선고는 약 한달 후 류 회장의 공판 일정이 모두 끝날 때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20일 열리는 공판에서는 류 회장의 횡령과 배임증재 혐의가 본격적으로 다뤄진다.

한편 정남식 강남 세브란스병원장 이날 국회 행사 참석차 불출석하고 앞으로도 출석이 어려워 서면으로 대체하겠다는 취지로 증인신문에 불응해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받았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