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또다시 '수장 공백'…"올해 넘길수도"
길태기 대검 차장이 직무대행
총장 후보군 14~15기 출신…외부 발탁설도
야당, '역사상 유례 없는' 정밀 검증 예고
- 이윤상 기자
(서울=뉴스1) 이윤상 기자 = 또다시 수장 공백사태에 놓인 검찰. © News1 양동욱 기자
</figure>'혼외 아들 논란'으로 지난 13일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54·사법연수원 14기)의 사표가 28일 수리됨에 따라 검찰이 또 다시 총장 공백 상황에 들어갔다.
지난해 사상초유의 '검란(檢亂)'으로 한상대 전 검찰총장(54·13기)이 사퇴한 후 10개월여 만이며 채 총장 취임 후 5개월만이다.
검찰은 후임 총장이 임명될 때까지 길태기 대검 차장(55·15기)이 직무대행을 맡아 운영될 전망이다.
법무부는 이르면 다음주부터 차기 총장 인선작업에 착수한다.
법무부는 우선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2011년 개정된 검찰청법은 후보 추천위의 검증을 거쳐 검찰총장을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추천위는 검찰 내·외부에서 후보자를 천거 받은 뒤 내부 논의를 거쳐 3명 이상의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한다.
법무부 장관은 이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하고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추천위는 당연직 위원 6명과 외부인사인 비당연직 위원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당연직 위원은 법무부 검찰국장과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법학교수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검사장급 이상 경력의 법조인 등이다.
이번 추천위는 '부실 논란'을 피하기 위해 추천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 수위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혼외 아들 논란'에 대해 '청와대·국정원 기획설' 등을 주장하며 반발한 야당 역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역사상 유례 없는' 정밀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검찰의 한 인사는 "추천위 비당연직 위원 선정과 청와대 인사검증 절차 등을 감안하면 총장 공백 사태는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감사원장 임명 등 외부 인사일정과 연계돼 검찰총장 임명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차기 검찰총장 후보는 검찰 내·외부 인사가 두루 거론되고 있다.
사법연수원 13기 출신인 황교안 법무부 장관(56)과 채 총장이 사법연수원 14기 출신인 점, 검찰 내부 인력상황 등을 고려하면 사법연수원 14~15기 중에서 발탁될 가능성 높아보인다.
또 사법연수원 16기 출신 고검장들도 후보군이다.
현재 검찰 내에는 사법연수원 14기가 남아있지 않다. 전직 검찰 출신 법조인으로는 김진태 전 대검 차장(61)과 노환균 전 법무연수원장(56) 등이 총장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 한상대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검찰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킨 점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대검 중수2과장, 대검 형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서울고검장 등을 두루 거친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노 전 원장은 정통 '공안통'이다. 대구 대건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한명숙 전 총리를 수사지휘 한 점 등은 인사청문회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법연수원 15기 출신은 길태기 대검 차장(55·서울)과 소병철 법무연수원장(55·전남 순천)등 2명이다.
길 차장과 소 원장은 모두 기획통이다.
길 차장은 대구지검 특수부장, 대검 공판송무부장, 서울남부지검장, 법무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서울 동북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소 원장은 검찰과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검 형사부장, 대구고검장 등을 거쳤다.
사법연수원 16기 출신이 검찰총장으로 기용될 경우 검찰은 대규모 인사이동이 불가피하다.
검찰 일각에서는 '조직안정'을 위해 16기를 임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 인사 스타일상 '깜짝 발탁'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검찰내에 사법연수원 16기 출신은 12명이고 이 중 검찰총장 후보군에 들 수 있는 고검장급 간부는 총 5명이다.
16기 출신 검찰총장이 나올 경우 선배·동기 기수가 용퇴해 신임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검찰 관행상 15기 2명과 16기 11명이 동반 사직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검사장(차관급) 축소' 공약에도 불구하고 공백을 메우기 위해 사법연수원 19~21기 출신 검사들을 대거 검사장으로 승진시켜야 한다.
다만 16기에서 검찰총장이 임명되더라도 내부 인사폭을 최소화하고 조직안정을 꾀하기 위해 신임 총장이 동기들에게 일정기간 더 근무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은 있다.
2005년 정상명 전 검찰총장(63·사법연수원 7기) 시절 총장 취임 후 안대희 당시 서울고검장(58·7기) 등 동기 5명이 자리를 지켰던 전례가 있다.
한편 사법연수원 기수와 상관없이 검찰 개혁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인사가 검찰총장으로 전격 발탁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외부인사로는 김태현 변호사(58·10기)와 박상옥 변호사(57·11기) 등이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변호사는 인천지검 특수부장, 대검 감찰과장, 서울지검 형사2부장, 서울서부지청장, 대검 감찰부장, 법무연수원장 등을 역임했다.
경기도 시흥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박 변호사는 인천지검 특수부장, 대검 범죄정보관리과장, 서울지검 외사부장, 대검 공판송무부장, 의정부지검장, 서울북부지검장 등을 거쳤다.
올해 초 채 총장 임명 당시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에 천거됐던 안창호 헌법재판관(56·16기)이 다시 후보군에 오를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ys2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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