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전두환 차남 재용씨 18시간 강도높은 조사

재용씨 "(자진납부) 조만간 입장 정리해 말하겠다"
오산땅 불법증여 과정 증여세 탈루 의혹 집중 추궁
해외부동산 매입 과정 비자금 유입여부도 조사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전 전 대통령의 미납추징금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2006년 12월 외삼촌 이창석씨(62·구속)로부터 경기도 오산 일대 토지 49만5000㎡를 불법 증여받는 과정에서 100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3일 재용씨를 불러 조사했다. 2013.9.4 /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figure>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49)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8시간여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재용씨는 4일 오전 1시45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와 "여러가지로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서 진심으로 사과말씀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받는 동안에 질문 내용에 대해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대답했다"고 덧붙였다.

'아버지 비자금으로 해외 부동산을 산 게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여러가지로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서 거듭 사과말씀 드린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미납 추징금 자진 납부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은 조사를 받으며 다 말씀드렸다"면서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변호사를 대동하지 않고 검찰에 출두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것도) 포함해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말씀드렸다"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3일 오전 7시 30분부터 재용씨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 다음날 오전 1시45분께까지 18여 시간에 걸쳐 강도높게 조사했다.

지난 5월 특별환수팀이 출범한 이후 전 전 대통령의 자녀가 소환된 것은 재용씨가 처음이다. 변호사 없이 검찰에 출석한 재용씨는 전날 검찰에 자진 출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초 4일께 재용씨를 부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재용씨 측이 3일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검찰에 전달, 소환 일정이 앞당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재용씨를 상대로 외삼촌 이창석씨(62·구속)에게 경기도 오산 땅 49만5000㎡를 불법 증여받는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한 사실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또 재용씨가 미국 애틀란타와 로스앤젤레스 등에 보유한 부동산의 구입 자금에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흘러갔는지의 여부도 조사했다.

이밖에 재용씨가 운영하는 부동산개발업체 비엘에셋과 IT 보안업체인 웨어밸리의 설립·운영자금과 서울 이태원동에 보유한 고급빌라의 구입자금에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흘러갔는지도 추궁했다.

한편 전씨 일가는 최근 전 전 대통령의의 미납 추징금 가운데 800억∼1000억원가량을 나눠 자진 납부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재용씨에 대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일부에서는 재용씨에게 범죄수익은닉, 조세포탈, 외국환관리법 위반, 재산국외도피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용씨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진 만큼 장남 재국씨 등 전 전 대통령의 자녀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이창석씨가 재용씨 등과 경기 오산의 부동산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양도세, 법인세 등 124억여원을 탈루한 혐의로 이씨를 구속했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재용씨의 부인 박상아씨를 소환조사했고, 장모 윤모씨와 처제 박모씨는 지난달 25일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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