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유래 세포치료제'에 임상시험 요구 합헌

"부작용 없는데 임상시험 성적서 요구" 헌소
헌재 "세포 체외배양 과정서 안전성 우려 여전"

헌재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 박모씨, 진행성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이모씨와 줄기세포 치료제 전문업체인 알앤엘바이오 등이 구 약사법 제31조 8항 등에 대해 청구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병 치료를 위해 자가유래 세포치료제 사용을 원했던 박씨 등은 "자가유래 세포치료제에도 의약품 판매 허가를 위해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시험성적서를 요구한 약사법 조항은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보건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자가유래 세포치료제는 면역 거부반응이나 부작용이 없고 환자별 맞춤형 치료제라 임상시험이 별 의미가 없다"는 이유다.

알앤엘바이오 또한 같은 이유로 평등권, 직업의 자유, 재산권, 경제활동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2011년 3월30일 개정되기 전의 구 약사법 제31조 제8항은 의약품 판매를 위한 허가를 받으려면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시험성적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심판대상 조항들은 의약품을 공급하는 판매자를 직접적인 규율 대상으로 한다"며 "따라서 박모씨 등은 이 조항들에 대해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약사법은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환을 가진 환자 등에게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임상시험 외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임상시험 단계에서 환자들이 피험자로서 세포치료제에 의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알앤엘바이오의 주장에 대해서는 "약사법 조항을 통해 달성되는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 확보의 공익은 매우 크고 중대하나 청구인 회사가 받는 불이익은 일정한 경제적 불이익으로서 중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약사법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청구인 회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또 "자가유래 세포치료제의 경우 면역거부반응이 적다는 점이 고려될 수 있지만 세포를 체외에서 조작하고 배양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고, 의약품이 치료하고자 하는 질환에 대해 치료효과가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며 "안전성·유효성에 관한 시험성적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필요한 범위를 넘지 않았다"고 밝혔다.

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