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저서 놓고 벌인 법적공방 결과는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김대성)는 작가 성낙주씨가 '자신이 쓴 석굴암 관련 인문학서의 저작권을 침해당했다'며 소설가 박준수씨와 S출판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작가 성씨는 지난 1999년 '석굴암 그 이념과 미학'이라는 제목의 인문학 서적을 출간했다.

이 책은 석굴암 건축의 역사적 배경 및 이념을 고찰하고 그와 연결해 석굴암의 미학을 설명하기 위한 학술·예술용 서적으로 사실과 정보 전달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인문학서다.

이어 소설가 박씨는 성씨의 책을 모티브로 해 '재상의 꿈-석굴암 창건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집필한 뒤 S출판사를 통해 2011년 12월 책을 출판했다.

두 책 모두 김대성이 석굴암을 짓게 된 과정을 담고 있어 주인공, 사건, 소재 등 상당부분이 유사하게 그려졌다.

이에 대해 성씨는 서적에 대한 복제권,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저작인격권 등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며 2억원을 배상하라고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성씨의 서적과 박씨의 소설은 저작물 형식에 차이가 있고 그 분량에 있어서도 차이가 크다"면서도 "장르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저작권 침해가 성립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가 저작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아닌 아이디어 등 영역에 속하거나 창작성이 없다"며 "일부 저작권의 보호대상에 속하는 표현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소설과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