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피해자, 日기업 후지코시 손배 소송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는 14일 오전 11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 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이번 소송의 원고들은 일제말기 군수기업이었던 후지코시사의 도야마공장에 강제동원돼 가혹한 노동을 강요당한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13명과 사망한 피해자 4명의 상속인 18명이다.

이들은 피해자 1인당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피해자와 그 유족들은 "불법행위로 인해 고통을 받아왔으나 주식회사 후지코시는 해방 후 국제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으면서도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도의적 책임을 외면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고 70년 가까운 오랜 시간을 허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 전범기업이 대한민국 국민을 강제동원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피해자들의 행복추구권, 생존권, 신체의 자유, 인격권 등을 침해하며 강제노동을 하게 한 행위는 명백히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특히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는 동원 당시 가장 어린 경우 10세였고 대부분 당시 13세부터 15세인 어린 소녀들로 불법의 정도는 더욱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의 도야마 지방재판소는 2007년 9월 피해자들의 권리가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실효했다고 판단해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고 2011년 10월24일 일본 최고재판소는 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그러나 한국의 대법원은 지난해 5월24일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인 미쓰시비중공업과 신일본제철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원고 패소 판결한 항소심을 파기 환송했다.

재판부는 "일본 법원의 판결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합법적이라는 인식을 전제한 것으로 일제강점기의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는 소장 접수에 앞서 14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seei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