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들쭉날쭉 집값 '주간 통계' 혼란만 부른다 [통계의 함정]①

실거래가 없으면 '호가' 등 매물정보로 통계 산출
"표본 부족하고 기간 너무 짧아" 전문가 한목소리

편집자주 ...부동산 통계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주간 단위로 발표되는 통계가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 정부와 민간이 내놓는 통계가 비슷하면서도 차이를 보여 해석에 따라 상반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부동산 통계는 정부와 전문가에게는 시장을 진단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며, 일반인에게는 주택 구매의 주요 결정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크다. 이에 따라 부동산 통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본다.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한 달여간 강남구·송파구의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는 통계가 매주 공개됐다. 그러나 주간 단위 통계는 기간이 짧아 충분한 거래 표본을 확보하기 어렵다. 대신 집주인이 부르는 가격인 호가 등 매물정보가 통계에 반영되는데, 이는 시장의 실질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동남권(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0.68%에서 0.18%로 둔화했다.

강남구(0.83%→0.36%)와 서초구(0.69%→0.28%)는 2배 이상 상승폭이 줄었으며, 직전 주 0.79%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던 송파구(-0.03%)는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58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직전 변동률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이 있었거나 상승세가 둔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상승률 자체는 의미가 퇴색한다. 예를 들어 송파구의 경우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30만 원 하락한 것에 불과하다. 반대로 서초구는 280만 원 상승한 셈이다.

이처럼 짧은 주기의 공표는 시장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주간 단위 통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국가가 주간 통계를 발표할 필요가 없으며, 기관 내부 참고용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이러한 통계는 수요자의 심리만 자극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거래가 없으면 '호가' 등 매물정보 참조…"주간 단위 표본 부족"

주간 변동률 공표의 적절성을 떠나, 통계의 정확성 문제도 제기된다.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은 직전 주 화요일부터 그 주의 월요일의 동향을 조사해 목요일 공표한다.

전문조사원이 표본 주택의 실거래가를 반영한 거래 가능 가격을 입력하게 되는데, 실거래가가 없을 경우 인근 주택 실거래가 체결 내역, 호가 등 매물정보를 참조한다.

이 과정에서 조사원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고, 호가는 급등기에는 빠르게 반응하고 반대의 경우 천천히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조사에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매매 시 계약금과 잔금 등 길게는 수개월까지 소요되는 만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주간이 아닌 월간 단위로 통계를 변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주간마다 집값 통계를 발표하는 나라는 드물다. 미국의 대표적인 주택 가격 지수인 연방주택금융청에서 생산하는 FHFA 지수의 경우 월·분기·연 기준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아파트가 주식도 아니고 주간 단위는 너무 짧은 감이 없지 않아 있다"며 "주간 단위라면 거래 표본도 너무 적고, 몇건 안 되는 거래로 상승과 하락을 집계하는 것인데 부적절한 상황으로 거래량을 최대한 모아 월간 통계만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통계 산출 시 실거래가만을 표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간은 너무나 짧은 기간으로, 표본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발표되는 것"이라며 "실거래가로 통계를 산출하는 것이 시장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