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만에 5000만원 '뚝'…심상치 않은 서울아파트 전셋값
전셋값 86주만에 하락전환…성동구·동대문구 하락률 높아
전문가 "가격 상승 피로감 반영, 하반기 반등 여지도"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86주만에 떨어지면서 하락세가 얼마나 이어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인하되고, 공급물량이 부족해지는 하반기부터는 전셋값이 반등한다고 본다. 다만 월세 전환, 매맷값 하락 등의 영향에 따라 전셋값의 변동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의 1월 첫째주(6일 기준)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 주 대비 평균 0.01% 떨어지면서 86주만에 하락 전환했다.
특히 성동구(-0.09%), 동대문구(-0.08%), 강동구(-0.03%) 등의 지역은 서울 평균 하락 폭을 크게 상회했다. 부동산원은 "이들 지역은 입주 물량 영향, 구축 아파트 거래가격 내림 등으로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서울숲힐스테이트 전용 117㎡의 전셋값은 작년 12월 9일 14억 원에서 같은 달 19일 13억 5000만 원으로 하락했다. 10일 만에 5000만 원이 내린 것이다.
동대문구 휘경 SK뷰 전용 84㎡는 11월 6억 5000만 원에서 12월 6억 원 한달 만에 전셋값이 5000만 원 하락했다. 같은 구 래미안크레시티 전용 84㎡는 11월 7억 2000만 원에서 12월 6억 4000만 원으로 8000만 원 떨어졌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셋값이 80주 이상 올랐다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히 있었다"며 "특히 성동구는 강남 대체 주거지이다 보니 전셋값도 높아서 상대적으로 하락폭도 컸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아파트 매맷값도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데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시장의 심리도 과거보다 축소됐다"며 "또 급격하게 오른 전셋값 때문에 반전세나 월세 등으로 전세수요가 이동한 점도 하락전환 요인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전셋값이 많이 올랐던 지역들 위주로 일시적으로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나는 거 같다"며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금천구, 관악구 등 서울 외곽 지역들은 추세하락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위원은 이어 "서울 아파트에서 월세 비중과 금액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전셋값 하락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도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오르니깐 월세 전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비아파트에서도 전세보다는 월세가 선호된다는 점도 아파트 전셋값 하락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상반기까지 하락 혹은 횡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향후 금리인하와 공급물량 부족 등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송승현 대표는 "전셋값 하락은 올해 1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다만 금융권에서 금리도 낮추고 대출 한도를 늘려준다면 2분기부터는 조금씩 거래량 등이 회복되면서 반등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효선 수석위원은 "올해는 지역별로 전셋값 변동이 매우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전세 시장에서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면서 수요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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