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규명 열쇠 '비행기록장치', 미국으로 보낸다…"한·미 공동 분석"

[무안 제주항공 참사] 커넥터 소실에 분석 불가…미 워싱턴 NTSB로 이송
음성기록장치 곧 분석 종료…한·미 합동조사팀,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지난 30일 수거한 비행기록장치(FDR). 왼쪽(전원 공급 장치), 오른쪽(데이터 저장 장치)/국토교통부 제공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무안항공 사고 여객기에서 수거한 비행기록장치(FDR)를 미국으로 가져가 분석한다. 자료저장 유닛과 전원공급 유닛을 연결하는 커넥터(연결선)를 소실한 상태로 발견해 국내에서 분석이 어렵단 기술적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무안 여객기 사고 브리핑(12차)'에서 "국내에서 자료 추출이 불가한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협조해 현지에서 분석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조위는 이송 일정이 잡히는 대로 직접 FDR을 들고 미국 워싱턴D.C NTSB로 출발한다. 유경수 항공안전정책관은 "국내에서 대체 커넥터를 만들어 끼거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라며 "함부로 개봉하면 데이터가 손실될 수도 있다"며 미국행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현지에서 분석할 경우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에 유리한 해석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유 정책관은 "한국 사조위와 미 NTSB 간 긴밀한 협력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NTSB가 단독 분석하는 게 아니다"라며 "사조위 측 전문 분석관이 공동으로 작업을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지난 30일 수거한 음성기록장치(CVR)./국토교통부 제공

항공기 블랙박스는 △비행기록장치(FDR) △음성기록장치(CVR) 두 개다.

FDR은 항공기의 비행경로와 각각 장치의 단위별 작동 상태를 기록한다. 이를 분석하면 항공기의 고도·속도는 물론 랜딩기어(비행기 바퀴)의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CVR은 조종·관제사 간 대화를 포함해 조종사·승무원 대화, 항공기 작동 상태 소리 및 경고음 등을 저장한다. 사고기인 보잉 737-800의 블랙박스 최장 기록 시간은 FDR은 25시간, CVR은 2시간이다.

CVR은 사조위가 국내에서 직접 분석한다. 이미 데이터를 추출했다. 현재는 이를 음성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업은 2일 정도 걸린다.

블랙박스 분석이 끝나면 이번 참사 원인 규명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한·미 양국은 △사조위 12명 △미국 조사팀 10명(연방항공청 1명, 교통안전위원회 3명, 항공기 제작사·보잉 6명) 등 총 22명의 합동조사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사고 조사에 들어갔다.

주종완 실장은 "공동조사팀이 오늘부터 무안공항에서 기체·엔진 등 잔해 상태, 조류흔적에 대한 육안 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