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2m 콘크리트 둔덕…설계업체 "안전구역 밖 설치, 문제없다"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지난 29일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서 사고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지목되는 로컬라이저(방위각 표시시설)에 대해 공항 설계업체가 국내외 기준에 어긋나지 않은 설계였다고 밝혔다.

31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공항 설계를 맡았던 엔지니어링사의 관계자는 "논란이 되는 로컬라이저는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밖에 있는 시설이라서 특별한 제약 조건이 없었고, 국내외 기준과 규정에 어긋난 게 없었다"고 밝혔다.

활주로 끝에 콘크리트와 흙으로 이뤄진 로컬라이저 둔덕을 세운 것이 비상식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규정과 기준을 갖고 말할 수 밖에 없는데 국내외 기준과 규정을 다 포함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전구역 밖에는 관제탑도 있는데 만약 항공기가 동체착륙으로 활주로 밖으로 미끄러져서 관제탑에 충돌할 경우에도 문제가 된다는 것인가"라며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날 가능성 등을 고려해 안전구역을 설정해 놓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토교통부도 무안공항 로컬라이저가 관련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설명한다.

국토부는 "공항시설법에 따른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에 따르면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와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이는 착륙대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내 위치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안공항 로컬라이저와 같이 종단안전구역 외에 설치되는 장비나 장애물에 대해서는 해당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국토부는 "공항시설법 시행규칙의 항행안전무선시설 설치기준에는 로컬라이저의 주파수, 신호세기 등에 관해서만 규정돼 있고 안테나 지지 구조물의 높이나 재질 등에 대해서는 규정돼 있지 않다"며 "해당시설과 이번 사고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종합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 제21조에 따르면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의 종단 끝부터 최소 90m는 확보하되 240m는 권고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무안공항은 199m, 제주공항은 240m, 포항경주공항은 92m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