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토부 "블랙박스 판독 여부 2~3일, 승무원 면담 진행 예정"
"비행기록장치, 2개로 분리돼 수거…해독 못하면 NTSB에 보낼 예정"
"생존 승무원 건강 회복하는 대로 면담, 사고 당시 기내 상황 조사"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블랙박스의 해독 가능 여부를 판독하기까지 최소 2~3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고위)가 확보한 비행기록장치(FDR)가 두 개로 분리된 채 수거됐기 때문이다.
특히, 사조위는 생존 승무원들이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이들과 면담을 진행해 사고 당시 기내 상황을 조사할 계획이다.
30일 사조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3시쯤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에 블랙박스가 도착했다"며 "현재 해독이 가능한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판독하려면 최소 2~3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조위가 확보한 블랙박스는 비행기록장치(FDR), 조종석 음성기록 장치(CVR) 두 개다. 이 중 FDR은 이미 훼손됐다. FDR은 항공기의 3차원적인 비행경로와 각 장치의 단위별 작동상태를 기록한다. 이를 해독하면 사고 당시 항공기의 고도·속도는 물론 랜딩기어의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조위 관계자는 "CVR은 문제가 없는데, FDR는 커넥터가 사라져 본채가 2개로 분리돼 각각 수거됐다"고 설명했다. 사조위는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소속 인원 2명, 보잉사 직원 2명과 함께 판독 가능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날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해독 작업에도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조위 관계자는 "국내에서 해독을 못하면 미국으로 보낼 예정"이라며 "NTSB가 전 세계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해독하고 있어 우리나라에 얼마나 협조해 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빨리 해독해도 최소 6개월은 걸릴 거 같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D.C에 위치한 NTSB는 독립 수사기구로, 자국은 물론 국외 항공사고에도 특별조사관을 투입한다.
이와 함께 사조위는 현재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기초 자료를 수집 중이다. 앞서 사고 현장에서 잔해 조사, 증거 보존 등 초동 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이날 관제 교신 자료를 확보하고, 관제사 2명을 면담했다.
특히, 생존 승무원(2명)과의 면담도 진행한다. 사조위 관계자는 "승무원 두 분 모두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며 "건강을 회복하면 면담을 진행해 사고 당일 기내 상황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현재 집중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남성 승무원은 중환자실에서 입원해 있다.
다만 사조위가 이들과의 면담 내용을 공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조위가 국토부 조직이지만 국토부가 자료를 요구하거나 별도의 보고를 받을 수는 없다"고 귀띔했다.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조위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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