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규제 속 을사년 월세시장 확대…"수도권 상승세 뚜렷"[2025집값]③
강남·고가 아파트 월세 전환 가속…지방은 보합세 유지 전망
비아파트 공실 우려 지속…학군·교통 좋은 지역만 월세 상승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올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빨라질 전망이다. 전세대출 규제 강화와 경기 둔화 등으로 월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3일 뉴스1이 부동산 전문가 6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올해 월세 시장은 지역 및 주택 유형별로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에서는 1인 가구와 고소득 전문직을 중심으로 월세 선호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강남 등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월세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북부(의정부·남양주)는 교통 인프라와 개발 사업으로, 경기 남부(평택·화성)는 산업단지 조성 및 기업 유입으로 월세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지방은 상황이 다소 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송 대표는 "지방 주요 도시에서는 대출 규제와 경기 둔화로 월세 수요가 유지되겠지만, 신규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지역에서는 월세 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서울과 수도권은 전반적으로 월세가 상승하겠지만, 지방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 시장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것은 전세대출 규제와 전셋값 상승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전셋값이 지속 상승하면서 월세 상승 폭도 커지고 있다"며 "신규 계약과 갱신 과정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임차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에도 전국 주택 가격 상승 폭은 크지 않겠지만, 전월세 전환율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이는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키우고, 소비 심리 위축 및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파트와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연립(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의 월세 흐름은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MZ세대는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으며, 월세 200만~300만 원도 감당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거 선호 지역 아파트의 월세 수익률이 3%에 육박하며, 자본 차익까지 포함하면 10%의 투자 수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비아파트 시장에서는 전세사기 여파로 공실 우려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심 소장은 "전세사기 이후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며 "학군 및 교통이 좋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비아파트 월세 시장의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탄핵 정국과 트럼프 리스크 등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목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국적으로 월세화 현상이 지속되며,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월세가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준금리 인하는 주택 시장에 상방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 경기 둔화와 정치 불안으로 인해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임대차 시장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보증금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월세 시장이 전세보다 더 불안정하다"며 "서울과 수도권에서 월세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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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정부 대출정책과 금리인하 가능성, 정치변수까지 맞물리면서 을사년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에선 부동산전문가 6인을 중심으로 새해집값과 전셋값, 정책효과와 시장영향 등을 짚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