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국제선 정기취항 21일 만에 참사…적은 운항 경험, 독 됐나
[무안 여객기 참사]개항 17년 첫 국제선 정기 운항서 참사
"짧은 활주로 길이 사고 키워 지적도…내년 연장 앞둬"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무안국제공항이 데일리 국제선 정기 운항을 개시한 지 한달도 안 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짧은 활주로 탓에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내년 활주로 연장 완공을 앞두고 성급히 정기 운항을 개시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29일 항공업계와 전남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8일부터 일본 나가사키, 대만 타이베이,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을 오가는 국제선을 무안공항에서 운영하기 시작했다.
무안공항이 개항 17년 만에 처음으로 데일리 국제선 운항을 시작하자 제주항공도 이달부터 국제선 정기 운항을 시작했다.
사고가 난 태국 방콕 노선을 비롯해, 일본 나가사키, 대만 타이베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 9개국 18개 국제선이 운영되고 있다.
방콕을 오가는 제주항공 여객기 운영은 21일밖에 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반 여건을 꼼꼼히 살피지 않고 국제선 운항을 개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선 운항 경험이 많지 않은 데다, 짧은 활주로가 사고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약 2.8㎞로, 이는 타 공항 대비 800~900m가량 짧은 수준이다.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는 3.7㎞에서 4㎞, 김포국제공항도 3.6㎞에 이른다. 전남도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개항과 동시에 활주로 연장을 요청해 왔으나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다가 2022년이 돼서야 현재 2조 7413억 원을 투입해 활주로를 2800m에서 3160m로 늘리는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 내년이면 지금보다도 긴 활주로가 완공되는 상황이었다.
항공 전문가들은 "활주로 길이가 짧으면 착륙 시 제동과 조종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특히 비상 상황에서는 충분한 길이가 사고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토부는 활주로의 길이는 사고의 원인이 아닐뿐더러 무안공항은 국제공항으로서 조건을 모두 갖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활주로 길이는 2800m다. 사고가 났던 항공기 크기의 C급 항공기가 그전부터 계속 운항해 왔다. 활주로 길이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무안공항은 원래부터 국제공항으로, 국제공항으로서의 조건이 갖춰져 있다"며 "이미 기반시설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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