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무안공항 짧은 활주로, 외벽 '쾅'…연장 앞두고 참사(종합)
국토부 "활주로 길이 사고 원인 아냐, 계속 운행해 와"
- 황보준엽 기자, 조용훈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조용훈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의 착륙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타 공항 대비 짧은 무안항공 활주로가 동체착륙 리스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활주로가 길었다면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외벽에 부딪히진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29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7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했다.
항공기는 바퀴(랜딩기어) 없이 활주로에 기체를 끌며 미끄러지다가 활주로 끝 외벽과 충돌 후 폭발했다.
동체 착륙을 시도했으나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오후 3시 기준 124명이다.
사고 원인을 두고는 여러 요인이 제기되지만, 짧은 활주로도 언급된다.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약 2.8㎞로, 이는 타 공항 대비 800~900m가량 짧은 수준이다.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는 3.7㎞에서 4㎞에 이르고, 김포국제공항도 3.6㎞에 이른다. 전남도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개항과 동시에 활주로 연장을 요청해 왔으나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다가 2022년이 돼서야 현재 2조 7413억 원을 투입해 활주로를 2800m에서 3160m로 늘리는 공사가 진행하게 됐다. 완공은 내년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활주로 길이가 짧으면 착륙 시 제동과 조종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특히 비상 상황에서는 충분한 길이가 사고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랜딩기어 문제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활주로 길이만을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워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국토부 역시 단순히 활주로 길이를 사고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활주로 길이는 2800m다. 사고가 났던 항공기 크기의 C급 항공기가 그전부터 계속 운항해 왔다. 활주로 길이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전에도 항공기들이 운항했던 공항"이라며 "그래서 활주로 길이가 충분치 않아서 사고가 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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