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주공 한강 덮개공원 '삐걱'…서울시 "막대한 피해 우려"
한강청 "단지 주민들 최대 수혜, 공공성 없다" 설치 '불허'
계획 무산 시 재건축 '올스톱'…서울시, 한강청 협조 요청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단지의 공공기여로 한강 덮개공원을 설치하려던 계획이 환경 규제 복병을 만났다.
서울시는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한강청 등 유관 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사업을 신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유역환경청은 2017년부터 지속 협의해 오던 한강 덮개공원 설치와 관련, 최근 '불허' 입장을 밝혔다.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조합은 공공기여로 한강 덮개공원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는 2017년 정비계획 수립 과정에서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공공성 관련 충분한 논의를 거친 사안이다.
서울시는 "서초구청이 2017년부터 한강유역환경청과 관련 계획안을 협의하면서 정비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한강청이 올해 7월 시설 설치 불가 의견을 통보했다"며 "시설의 주 수혜자가 민간 아파트 단지 주민이므로 공공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올해 10월과 11월 한강유역환경청을 방문해 협의할 당시에는 실시설계안이 제출되면 △공공성 확보 △유수 흐름 지장 최소화 △공사로 인한 제방 구조물 충격 최소화 등을 고려해 검토·판단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한강청이 지난달 돌연 '불허'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한강청은 지난달 26일 "일반인 이용이 가능하더라도 덮개공원 등 시설의 최대 수혜자는 민간 아파트단지 주민일 것이므로 공공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치 '불허'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덮개공원은 올해 6월 설계 공모를 완료하고 12월 설계자 계약 후 현재 기본설계 진행 중인데 계획이 취소되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설계비 약 110억 원,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 약 1700억 원 등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을 비롯해 주민 혼란과 한강 개발 지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한강청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며 "법정 위원회인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공공성에 대해 여러 차례 걸쳐 논의 및 보완한 사항으로 환경청에서 걱정하는 공공성 부족의 우려는 없다"며 "유수의 흐름에 지장을 최소화하는 등 기술적 내용에 대해서는 환경청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덮개공원 등 한강 연계 시설의 공공성에 대하여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친 만큼, 이제 와서 논란이 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시민들이 한강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조성하는 시설인 만큼 앞으로도 지속해서 한강유역환경청과 소통하며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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