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억 빚 감당 못해 '압구정 현대' 날릴 판…집주인 선택은

압구정3구역 내 42평, 47.5억에 경매 나왔으나 집행정지
회생 절차 신청한 듯…결과 나올 때까지 경매 절차 중단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2024.9.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69억 원이 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압구정 현대' 한 채가 경매에 넘어왔다. 집주인은 경매로 소유권이 넘어가는 일을 막기 위해 법원에 회생 신청 절차를 신청, 일단 경매 절차가 정지됐다.

22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 현대4차 42평 한 채가 지난해 10월 경매 시장에 나왔다.

집주인의 채권 총액은 69억 7800만 원으로, 대부업체의 근저당권 설정액만 54억 7500만 원에 달한다.

압구정 현대의 감정가는 47억 5000만 원으로, 지난 19일 경매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압구정 일대 재건축이 한창 진행 중인 데다 가장 입지가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압구정3구역에 위치해 낙찰가율이 감정가의 100% 이상일 가능성이 점쳐졌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는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주택을 매매할 때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데 경매 물건은 곧바로 전세 세입자를 구할 수 있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도 없다.

여기에다 집주인이 조합원일 경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원칙적으로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은 조합 설립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하지만, 공공 및 금융기관 채무불이행에 따른 경매·공매 등은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다만 채무자가 법원에 회생 또는 파산 신청을 하면서 경매 절차가 정지됐다. 이후 회생 또는 파산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경매 절차가 재개될 전망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연구원은 "법원에서 회생 인가 결정이 나오기가 쉽지 않은 편인데, 경매를 지연하기 위해 회생 절차를 활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경매 절차는 중단되게 된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