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700만원으로 서울아파트 겨우 '한평'…"분양가 당분간 오른다"

올해 강남 등 서울 주요입지 분양 많아 상승 이끌어
원가 상승에 신기술 적용 아파트 증가 등으로 내년에도 상승 전망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4.11.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분양가 고공행진이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공사비 등 원가 상승에, 신기술을 적용한 아파트 등이 증가하면서 분양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배경에서다.

1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최근 발표한 11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의 ㎡당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1428만 원으로 전월(1420만 3000원)대비 0.54% 상승했다. 이를 3.3㎡(평)로 환산하면 4719만 5000원이다.

연봉 4700만 원대의 직장인이 한 푼도 안 쓰고 1년간 모아야 서울 아파트 한 평을 구입이 가능한 것이다.

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은 공표 직전 12개월간 분양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사업장의 주택 중 상가와 오피스텔, 조합원 분양 주택을 제외한 일반 분양주택의 평균 가격을 의미한다.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올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올해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높았다는 점이 꼽힌다.

올해 초 서울 광진구에서 분양한 포제스한강은 평당 분양가가 1억 3770만 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6893만 원),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6705만 원), 방배동 디에이치방배(6490만 원) 등이 평당 높은 분양가를 기록하면서 서울 분양가 상승을 이끌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분양가격이 매달 오른 가장 큰 이유는 강남권을 포함한 서울 주요지역에서의 비싼 분양들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도 "사업성이 나오는 좋은 입지 위주로 분양이 많이 이뤄진 점을 상승의 이유로 본다"며 "여기에 더해 지금 정치적인 불확실성까지 더해져서 건설사들 입장에서도 확실한 입지가 아니면 분양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커져 분양가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가 상승도 분양가 고공행진의 이유로 꼽혔다. 함영진 우리은행 리서치랩장은 "원자재 가격 인상, 중대재해법 시행에 따른 인건비 인상 등 공사비 상승도 분양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도 어려워지면서 전반적인 금융비용이 상승한 것도 요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승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시공에 대한 안전과 품질 기준이 높아지고,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확실하게 좋은 입지 위주로만 분양할 것이라는 점에서다.

올해 8월부터는 층간소음 기준이 이전보다 강화돼 아파트 사용검사 전에 층간소음 성능검사결과를 입주자에게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이에 기준치에 미달하면 보완시공 등의 권고가 이뤄지기에 건설사는 이전보다 공사비 상승 압박을 더 많이 받게 된다.

함 랩장은 "층간소음을 줄이는 기술 등 신기술이 적용되면 가구당 공사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측면도 향후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위원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건설사들은 사업성이 안 나오는 곳은 분양을 아예 안 할 것"이라며 "입지가 우수한 곳 위주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려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서울 분양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