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방살이도 억소리 나네"…지붕 뚫린 월세값, 내년 더 오르나

부동산원·KB·R114 아파트 월세 지수 모두 역대 최고치
풍선 효과로 월세 더 오를 듯…서민 주거비 부담 가중

서울의 아파트 단지. 2024.1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전세사기와 대출 규제 여파로 월세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내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KB부동산 월간 아파트 월세 가격 지수는 11월 기준 119.3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2월부터 9개월 연속 상승세가 지속됐다.

KB부동산 통계뿐만 아니라 부동산R114,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지역 월세 지수도 지역을 불문하고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아파트 월세 지수 추이(부동산R114).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대출 규제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9월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으로 대출 한도가 줄어 '내 집 마련'을 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집주인의 '갭투자'를 차단할 목적으로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과 조건부 전세대출도 중단되면서 월세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확정일자를 받은 서울 월세 거래 비중은 59.2%로 1년 전 53.8%보다 5.4%포인트(p) 증가했다.

보증금 수십억 원에 월 1000만 원 이상의 초고가 월세 거래도 잇따른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75평은 보증금 10억 원에 월 3100만 원으로 지난달 계약이 체결됐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67평은 지난 10월 25일 보증금 10억 원에 월 1240만 원으로 세입자를 구하기도 했다.

내년에도 대출 규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풍선 효과' 1차 우회로로 전월세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매달 나가는 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서민층의 주거비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주거용 시장의 경우 매수 포기가 수요 자체의 사라짐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의식주에서의 필수재 및 생존과 직결된 주택시장은 매매와 임대차 사이에서 선택지가 갈릴 뿐 수요 총량의 변화에는 대출 규제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윤 팀장은 "대출 규제로 인해 매수에 나설 수 없게 된 수요층의 상당수는 전월세 시장으로 유입돼 반대편 풍선에 해당하는 전월세 가격을 부풀게 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