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커지는 월세시장, 글로벌 부동산 기업도 눈독…시장 변수는?
글로벌 부동산 투자사, 서울·수도권 임대주택 진출
지난해 서울 월세 비중 56.9%로 전 역전...1인 가구 여파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 월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부동산 투자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월세 비중이 전세를 넘어선 가운데, 국내 임대주택 시장이 새로운 투자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서울 아파트 신규 임대차 거래에서 전세 비중은 50.9%, 월세 비중은 49.1%로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월세 비중이 56.9% 증가하며 전세 비중(43.1%)을 앞질렀다.
올해(1월1일~12월13일) 임대차 거래에서도 월세 비중은 56.0%, 전세 비중은 44.0%로 집계되며 월세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월세 비중이 2022년 12월(52.6%)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며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더욱 뚜렷해졌다.
월세 비중 확대의 배경에는 1~2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적 변화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1인 가구는 783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5.5%를 차지한다. 이는 전통적 가족 형태인 4인 이상 가구(370만 가구)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1~2인 가구로 범위를 넓히면 전체 가구의 64%를 차지하며, 2030년에는 이 비율이 70%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소형 가구의 주거 형태가 월세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KB금융그룹이 발표한 '2024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45.1%가 월세에 거주하고 있다. 이는 2022년 대비 8.9%p(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초기 자금 부담이 적은 월세가 소형 주거 수요를 충족시키는 주요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의 급격한 시장 변화를 기회로 본 글로벌 부동산 투자사들도 국내 임대주택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임대주택 개발에 집중하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 3대 부동산 개발 업체인 미국 하인스는 기존의 오피스 빌딩 투자에서 벗어나 서울 및 수도권에서 임대주택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서울 금천구와 성북구에서 각각 195실과 60실 규모의 주거시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홍콩계 공유주거 기업인 위브리빙과 협력해 호텔을 고급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텔을 리모델링해 프리미엄 임대주택으로 탈바꿈하는 한편, 동대문구에서는 이미 임대주택 '위브플레이스 회기'를 선보였다.
영국계 자산운용사 M&G리얼에스테이트는 한국 월세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국내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M&G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임대주택 운영을 통해 임차인에게 신뢰도 높은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그동안 전세 중심이었던 한국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늘어나며 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환율이 높은 지금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 부동산 시장이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계 기업들은 월세 수익뿐만 아니라 자본 수익도 동시에 노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은 탄탄하다고 평가되기 때문에 글로벌 자본 유입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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