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임기응변 대응 탓 위기 반복…근본적 문제 고쳐야"(종합)
"1조 투자 시 일자리 1만500개 창출…육성 대상으로 봐야"
"공사비 단순 경영개선 문제 아니야…경쟁력 육성 방안"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건설산업의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1조 원 규모의 신규투자만으로도 0.06% 추가 경제성장과 연평균 일자리 1만 500개 창출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임기응변적 대응이 아닌 공사비 현실화나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해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함께 9일 '2024년 건설시장 및 건설산업 정책 진단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나경연 건산연 경제금융·도시연구실장은 "시장 안정화 정책 방향을 가격 중심에서 거래량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책을 마련할 때 가격과 거래량 가중치를 동일하게 판단해 안정적인 공급 시그널과 수요에 합리적인 기대형성이 필요하다는 게 나 실장의 주장이다. 즉, 지금처럼 가격에 따라 규제를 반복해선 안된다는 의미다.
그는 시장 회복을 위해선 또 공공부문에선 장기적으로 사회기반시설(SOC) 투자 방향을 설정하는 한편, 민간투자사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1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가 이뤄지면 0.06% 추가 경제성장과 연평균 일자리 1만 500개 창출, 가계소비 5250억 원, 민간 소비가 3400억 원이 증가한다는 게 나 실장의 주장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PF 구조는 시공사의 지급보증과 책임준공 등 신용보강만을 요구해 결국 사업성 악화 시 시행사 뿐만 아니라 시공사·금융권까지 부실이 확대된다는 이유에서다.
나 실장은 "참여자의 수익과 위험이 비례하는 선진적 PF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선 건설업계가 수익성 보장 사업에 집중하고, 회계나 재무 등 간접활동 분야 원가절감을 추진하는 등의 리스크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태준 건정연 신성장전략연구실장은 "건설산업은 다양한 리스크에 적절하지 못한 대응을 해왔고, 경기에 따른 극심한 경영실적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며 "불황을 받아들이고 수익 중심의 영업전략과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협력업체 보호 방안 미비도 지적됐다. 홍성진 건정연 산업정책연구실장은 "협력업체는 건설자재와 장비업자, 노동자 등 서민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우선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해법으로 발주자의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의무화를 제안했다.
홍 실장은 "민간공사 발주자의 지급능력이 부족하거나 발주자와 수급인의 계열관계로 인한 불공정 합의 또는 동반 부실이 있는 경우 하도급대금 체불이 발생한다"며 "발주자와 수급인, 하수급인의 직불합의 시 발주자의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했다.
건설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규율과 통제가 아닌 육성·진흥의 대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발표도 있었다.
전영준 건산연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일본의 공공공사 품질확보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도 이와 같이 변해야 한다고 전했다.
공사비 현실화도 주장했다. 공공부문에서는 △낙착률 상향 조속 실현 △예정가격 산정기준 합리화 △공사비 산정 품·단가 현실화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아울러 민간공사와 관련해선 "배제특약 등 불합리한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건설산업의 근본적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희수 건정연 원장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당부하기 보다는 그때그때 임기응변적으로 대응해 온 방식에 의해 문제가 커지고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사비 현실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김희수 원장은 "공사비 현실화에 관련된 것은 단순히 기업의 경영개선에서 논의될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사비 확보가 안되면 안전 등 근본적인 문제라든가 건설공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안된다"고 했다.
이충재 건산연 원장은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다하고 봤다. 이충재 원장은 "생산과정을 유기적으로 어떻게 연결시킬 것이냐가 핵심"이라며 "디지털전환과 스마트기술이 필요하다. 생산성이 높아진다면 경쟁력은 높아진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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