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30% 올랐어요"…세종 아파트 전세시장에 무슨 일?
전세매물 반년 새 27% '증발', 입주 절벽에 전세수요 증가세
- 조용훈 기자
"임대차3법 도입한다고 했을 때 우리가 얼마나 반대했는데요."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이른바 '공무원의 도시'로 불리는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이 꿈틀대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세종시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 10월 셋째주(21일·0.02%)를 시작으로 7주 연속 오름세다.
이번주(2일 기준) 상승률은 평균 0.12%로, 전주(0.06%) 대비 2배에 달하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새롬‧도담‧보람동 위주로 전셋값이 상승하며,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새롬동 새뜸1단지메이저시티푸르지오 전용 84㎡(32평형)는 지난 4일 3억 원(7층)에 거래되며, 전달 거래된 2억 3000만 원(26층) 대비 30%(7000만 원) 상승했다.
같은 날 도램10단지호반베르디움어반시티 전용 84㎡(33평형) 역시 3억 원(17층)에 신고되며, 직전거래(2억 5000만 원·10층) 대비 20%(5000만 원) 올랐다.
새롬동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내년 봄학기를 앞두고 최근 전세를 구하는 손님이 늘었는데, 생각만큼 구경할 집이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현재 세종시 아파트 전세매물은 1735건으로, △6개월 전(2380건) 대비 27.2% △1년 전(2439건) 대비 28.9%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수급 불균형도 심화하고 있다. 이번주 세종시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9.0으로, 2021년 11월 이후 3년 만에 기준선(100) 돌파를 앞뒀다.
해당지수는 아파트 전세 수요와 공급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보다 높을수록 전세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다는 의미다.
중개 업계는 전셋값 상승 원인 중 하나로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을 지목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세입자 보호 및 주거 안정을 이유로 이를 도입했다. 한 발 더 나가 최근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무제한 계약갱신'이 가능한 내용의 개정법안을 발의했다.
도담동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임대차 3법 도입할 때 다들 얼마나 말렸냐"며 "정작 지금은 공무원들이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울동 M공인중개사 관계자 역시 "입주장이 거의 마무리됐는데, 이번에 계약된 전세매물은 4년 후에나 시장에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엔 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보람동 L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세종은 그간 입주물량이 계속해 줄었는데, 내년부터는 입주 가뭄"이라며 "전셋값이 더 오를 것 같다"고 걱정했다.
내년 예정된 세종시 아파트 입주물량은 불과 1035가구로, 올해(3616가구) 대비 71% 급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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