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없어도 돼"…시골 정류장서 '호출' 버튼 누르면 버스 온다[미래on]
여객과 물류 운송을 동시에…수익구조 다변화 유도
적자로 지자체도 부담, 수익성 높여 지속 가능하게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10분마다 배차가 이뤄지는 도심과는 다르게 농어촌 지역에선 대중교통 운행이 줄어들고 있다. 자가용이 없으면 장을 보러 또는 간단한 업무를 보러 읍내에 나가는 일도 어렵다.
물론 택시를 이용하거나 호출하면 버스가 데리러 가는 수요응답형 버스(콜버스)를 이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택시는 잘 잡히질 않을뿐더러, 콜버스는 운영하는 과정에서 지방자치 단체에서는 대중교통을 유지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정도의 재정 적자가 쌓여간다는 데 있다. 적은 수요로 인해 수익이 나질 않아서다.
실제로 교통 소외지역의 대중교통 운행지원을 위해 지정된 벽지명령노선 운영 적자액 규모는 2020년 기준 909억 원으로, 2010년 대비 3.4배가 증가했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사업을 축소하게 되고 이용 편의성은 현격히 떨어지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농어촌 지역 대상 MaaS(Mobility as a Service)를 도입했다. MaaS는 철도와 항공,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서로 연계하는 통합교통 서비스를 말한다.
건기연은 100% 재정 투입이 아닌 자생적인 운영환경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그렇게 고안한 방안이 '승객 및 물류 복합 수요대응 운영 기술'이다.
사람과 물건의 이동을 통합해 수요를 늘리는 방식인데, 예컨대 호출받고 이동하는 버스가 가는 길에 물류 등을 같이 실어서 움직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도서·산간 지역의 느린 물품 배송 문제와 적자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고령자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류장 단말 기술도 개발했다.
정류장에 설치된 단말기의 호출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처럼 호출 정보가 발신되는 시스템이다.
건기연도 초기에는 차량을 호출하고 택배를 보내는 형태로 구성하고, 경남도 양산에서 테스트를 진행했으나 어려움을 겪었다.
카카오T와 같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방식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게 돼 있는데, 고령자에겐 접근 허들이 높았다.
거주민들은 앱 내 결제가 포함돼 있어 피싱 등에 대한 두려움을 보였고, 호출없이 무작정 차량을 정류장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노창균 건기연 혁신전략실 연구위원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처럼 상세한 정보를 입력 및 요구해 더 좋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지는 못하지만,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대중교통서비스를 한층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류장에는 지도 또는 도식화된 이미지를 기준으로 노선을 표기했으며, 마을 주민이라면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부착물 설치가 어려운 정류소 표지판은 기둥에 노선을 안내할 수 있는 디자인을 고안해 부착했다.
건기연은 이런 교통서비스 기술을 계속해서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노창균 연구위원은 "취득한 기술 및 지역주민의 니즈 분석을 통해 지속해서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모빌리티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장적용을 통해 그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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