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발 환율 변동에 자잿값 폭탄?…"건설현장 리스크 커져"
'계엄 선포'에 야간 거래 중 1442원까지 치솟아
건설업계 "단기 충격 제한적, 장기적 대비 필요"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4일 새벽 한때 1442.0원까지 상승하며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국회가 새벽에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시장은 일시적으로 안정을 되찾았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정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번 환율 급등은 건설업계에도 자재비와 공사비 상승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있어, 추가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수입 물가에는 건설 원자재가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며,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 공사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공사비 문제로 재건축·재개발 조합에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데, 추가적인 비용 상승은 공급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한 대기업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계엄령은 철회가 빨리 이루어지면서 큰 충격을 주지는 않았다"면서도 "환율이 계속해서 불안정하다면 조달비와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 상승이 해외 공사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국내 건설 현장에서는 수입 자재와 중장비 운영비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철근·형틀·거푸집(알루미늄 폼) 같은 수입 자재는 가격 상승이 공사 원가에 직접적인 부담을 줄 것"이라며 환율과 국제 자재 공급망 불안정이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또 "환율 변동은 단순히 자재비뿐 아니라 유가와 전기료, 중장비 운영비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결국 물가 상승과 인건비 압박으로 공사 원가 전반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의 특성상 환율 변화의 즉각적인 여파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산업은 몇 년의 수주와 준비 과정을 거친다"라며 "단기적인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사비 상승과 공급 차질은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고준석 교수는 "수입 원자재 가격과 공사비 상승이 이어질 경우, 이는 건설업계뿐 아니라 시장 전체의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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