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 용산, 10년 뒤 강남 위상 뛰어넘을까[집이야기]
"드디어 천지개벽”…용산 개발, 100층 랜드마크로
주택 1만 3000 가구 공급…6000가구 임대 및 분양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현재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동산 시장은 단연 '용산'이다.
여의도의 2배 규모에 달하는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가 10년 만에 본궤도에 오르며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재개되었고, 한남4구역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 경쟁이 한창이다. 한남5구역도 인허가 심의를 진행하며 용산 지역에 대한 개발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대한민국 부촌 지도가 바뀐다", "서울 부동산의 대장주는 더 이상 강남이 아닌 용산"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 코레일, SH공사와 협력해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를 중심으로 한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약 49만 5000㎡에 달하는 부지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어 지상에는 초고층 빌딩과 업무 시설이, 지하에는 보행문화공간과 공공 인프라가 조성될 예정이다.
100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뿐 아니라 용산공원, 한강과 연결되는 보행교와 미디어광장 등 5대 랜드마크가 포함되어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고 관광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국제업무지구를 포함한 인근 지역에 주택 1만 3000가구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6000가구는 국제업무지구 내에서 공공임대와 민간분양으로 공급되며, 나머지 7000가구는 재개발·재건축과 도시재생혁신지구를 통해 주변 지역에서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정비창전면 제1구역 재개발 사업은 조합 집행부 교체와 함께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기존 5개로 나뉘었던 필지를 2개로 통합하는 정비계획 변경을 용산구청에 재신청했다"며 "빠르면 올해 12월 중 시공사 선정 공고를 내고 내년 봄 시공사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비계획 변경은 철도부지 등 국공유지의 유상 매입 판례를 반영해 용산구청에 재접수된 상태로 진행 중이며, 동시에 시공사 선정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삼성물산,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포스코이엔씨, 롯데건설 등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참여를 준비 중이다.
올 초 정비창 개발 계획 발표 당시, 용산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단기적으로 활기를 띠었다. 인근 서부 이촌동을 중심으로 급매물 문의가 증가했고,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발표 이후 9개월이 지난 현재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관망세가 짙어진 상황이다.
용산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발표 직후 문의가 폭증했으나, 금리 부담으로 실제 거래는 줄어들었다"며 "용산역 인근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개발이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고액 매물보다는 비교적 소규모 매물이 빠르게 거래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이번 용산 개발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거의 통개발 방식이 아닌 20개 블록으로 나눠 진행하는 구조로, 경기 변동에도 사업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6년 뒤인 2030년부터 국제업무지구와 인근 지역에 기업과 주민 입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과거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정부와 서울시의 노력이 용산을 아시아를 대표하는 비즈니스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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