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용산국제지구…기대하는 조합, 주춤한 거래 '온도차'[르포]

2월 발표 후 반짝 거래…9개월 지나자 관망세
정비창전면 제1구역, 시공사 선정 속도 붙어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모습.2024.11.28/뉴스1 ⓒ News1 한지명 기자

"2월 용산정비창 용지를 국제업무지구로 개발 소식을 듣고 부산에서도 인근 아파트를 거래하러 올라온 곳이 있었어요. 현재는 대출 규제로 거래가 뜸합니다."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 용산정비창이 세계적 비즈니스 중심지인 '용산국제업무지구'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28일 용산구 한강로 3가 40-1 일대 49만 4601㎡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며 개발계획을 고시했다.

올해 2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 발표 이후 주민공람과 환경영향평가 등의 행정 절차를 9개월 만에 마무리하면서, 내년 말 부지 조성 공사를 시작해 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모습.2024.11.28/뉴스1 ⓒ News1 한지명 기자

2월 발표 후 반짝 거래…현재 관망세 지속

서울 용산정비창이 국제업무지구로 개발된다는 소식이 발표된 지난 2월, 인근 부동산 시장은 반짝 활기를 띠었다. 서부 이촌동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 중 하나다.

서부 이촌동 공인중개사 A 씨는 "발표 직후 용산역 인근 아파트와 서부 이촌동의 현대한강, 강변맨션 등 주요 단지에 문의가 폭증했으며, 몇몇 급매물이 신고가에 거래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부 이촌동 현대한강아파트의 경우 전용 84㎡(33평)가 지난 9월 21억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A 씨는 "발표 이후 '똘똘한 집 한 채'를 사려는 문의가 쏟아졌다"며 "2년 동안 거래가 하나도 없다가 2월부터 꾸준히 거래가 이어졌고, 당시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 인근에 위치한 정비창전면1구역재개발 조합 사무실. 2024.11.28/뉴스1 ⓒ News1 한지명 기자

하지만 9개월이 지난 지금은 거래가 뜸해졌다. B 씨는 "대출 규제가 심해지면서 실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현재는 문의조차 드물다"고 설명했다.

서부 이촌동 주민들도 개발에 대한 기대와 회의가 교차한다. 한 주민은 "국제업무지구 발표로 기대는 크지만, 재건축은 현실적으로 10~20년은 걸릴 것 같다"며 "요새는 재건축 시 분담금 부담이 커져 그냥 조용히 살고 싶다"고 말했다.

용산역 인근 공인중개사 C 씨는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지정돼 남아 있는 매물이 거의 없다"며 "관심은 많지만, 금액대가 커서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비창전면 제1구역, 시공사 선정 속도

정비창전면 제1구역 재개발조합은 사업 진척을 위한 절차를 가속화하고 있다. 관계자는 "2기로 선출된 집행부가 기존 5개로 나뉘었던 필지를 2개로 통합하고, 정비계획 변경을 용산구청에 재접수했다"며 "올해 말 시공사 선정 공고를 내고 내년 봄 시공사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합 사무실에는 삼성물산,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 1군 건설사들이 자사 브랜드를 내세워 홍보에 나섰다.

서울 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 인근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2024.11.28/뉴스1 ⓒ News1 한지명 기자

정비창 일대는 고층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으로, 장기적인 투자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한남뉴타운 같은 다른 지역의 30층과 비교하면 용산은 40~50층 고층 개발로 대지지분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개발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재개발은 장기적인 프로젝트"라며 "건물 하나를 짓는 데에도 2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투자 역시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