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변수에 '얼죽신'까지…내년 아파트값 '지방-수도권' 온도차 뚜렷

수도권 1% 이상 상승 예상…일각서는 2% 이상 전망도
지방은 하락 혹은 보합 전망…지역별 편차 클 것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내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올해와 마찬가지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 내 지역별로 가격 상승의 편차는 존재할 것으로 예상됐다.

27일 기준 국내 주요 기관과 기업의 내년 집값 전망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수도권 집값 상승을 전망했다. 금리인하 기대감과 신축에 대한 수요를 반영한 일명 얼죽신(얼어죽어도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 2026년 공급물량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먼저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최근 개최한 '2025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올해보다 1%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하희 건정연 부연구위원은 "전고점 대비 아파트 가격 수준(전국 약 88%)과 고점대비 낮아진 소득 대비 주택가격, 최근 3개년 내 주택공급 실적 저조가 상승 전망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임대차 2법 제도 시행 이후 4년이 도래함에 따라 임대차 가격 상승 가능성과 비아파트 기피 현상도 고려됐다"며 "다만 지방의 매매가격은 보합을 보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 부연구위원은 "내년에는 올해 대비 전국 준공 물량이 19% 감소한 36만 가구로 예상된다"며 "공급에서도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데 수도권 신축 아파트 희소성 증가, 아파트 선호현상 고착 등도 내년 수도권 상승 요인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도 이달 세미나를 통해 내년 주택 가격이 수도권은 올해 대비 1.0% 상승, 전국은 1.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산연 관계자는 "수도권은 내년 상승이 예상되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올해 9월 이후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 전반적인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만큼의 가격 상승 수준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금융연구소도 지난 10월 내놓은 '2025년 부동산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수도권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을 전망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수도권 가격 상승은 핵심지역에 국한됐지만 서울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을 통한 실거래가격 상승이 발생했다"며 "내년에는 올해 대비 상승폭이 수도권 중심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수요자들도 내년 상반기 집값 전망에 대해 하락보다 상승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R114가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주택가격이 올해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답한 이들이 32%를 차지해 25% 하락 비율보다 높게 나왔다.

상승을 기대한 응답자들은 핵심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과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여기에 더해 급매물 위주의 실수요층 유입, 아파트 분양시장 활성화 등도 내년 상승 이유로 거론됐다.

전문가들도 내년 수도권 집값 상승을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일부 리딩 단지가 끌고 올라간 경향이 있다"며 "내년에는 리딩단지뿐만 아니라 그 아래 중저가 단지에서도 가격 상승이 발생할 여력이 있어서 어쩌면 1%보다 더 큰 2% 이상의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에서는 2026년 입주물량이 채 1만 가구가 안 되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런 공급 부족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작용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도 "내년부터 시작될 수도권 입주물량 부족과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가격이 우상향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서울은 신축 아파트 쏠림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