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아파트 500만시대…"검증 없는 사업 착수는 재앙"
KRC 연례 세미나 개최…리모델링 사업 및 도시 정비 사업 현황 논의
재정비 사업성 초기 검토 필수…리모델링 사업 필요성 강조
- 윤주현 기자
"검증 없는 사업 착수는 입주민에게 재앙을 예고하는 것"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최근 도시 재건축 사업방식을 둘러쌓고 재건축파와 리모델링파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동우 한국리모델링융합회(KRC) 회장은 재정비 사업의 초기 검토를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는 26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공동으로 '2024 KRC 연례 세미나'를 열고 '노후아파트 500만 시대의 리모델링'이라는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서울과기대 서울테크노파크에서 열린 세미나에는 신동우 회장, 박진철 대한건축학회 회장, 옥종호 서울과기대 건축학부 명예교수 등이 참여해 리모델링 사업의 전반과 도시 정비 사업의 현황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박진철 회장은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리모델링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진철 회장은 "최근 정부는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주택 공급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나 유럽위원회 등에서 발표하는 주요 정책은 리모델링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독일을 비롯한 몇몇 유럽 국가에서는 탄소 중립을 위한 리모델링 사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후 변화가 현실로 다가온 지금, 탄소 중립을 실천하고 노후 건축물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그린 리모델링'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신동우 회장을 비롯한 업계 전문가들이 해당 주제와 관련한 발표를 이어갔다.
이날 발표에선 재정비 사업의 확실한 기준을 마련하고, 각 지역에 맞는 정비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제대로 된 초기 사업성 판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입주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신동우 회장은 이날 노후 단지에 대한 리모델링, 재건축 사업성을 분석하기 위해 마련된 컨설팅 시스템인 '아주나비로'를 소개하며 "사업 초기에 사업성 판단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 단지와 지역에 맞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리모델링 연구단에서 개발한 '아주나비로'는 초기에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업성을 동시에 분석해 정책 수립을 위한 직접적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공동주최한 옥종호 명예교수 또한 "리모델링 시장은 앞으로 계속 커질 것이다"며 "관계자들이 리모델링 사업의 기준을 마련하고, 계속해서 바뀌는 정책에 대비해 리모델링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재건축만으로는 늘어나는 노후주택을 감당할 수 없어 리모델링을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지난해 9월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이 발의되고 올해 초 정비사업 활성화 대책이 나오며 재건축으로 도시정비의 무게중심이 옮겨갔다"며 "향후 급격히 늘어나는 노후주택을 재건축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건축이 건축물의 '굵은 골재'라면, 리모델링은 사이에 존재하는 '잔골재'라고 생각한다"며 "주택의 수명을 고려해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로티 설치를 '수직증축'으로 해석한 법제처의 의견에 반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법제처는 지난 7월 필로티 설치에 따른 수직증축이 주택법상 '수직증축형 리모델링'에 해당한다는 법령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필로티 설치를 위해선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따른 추가 안전 진단을 받아야 해 리모델링 사업 전반에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이상현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리모델링으로 만들어지는 1층 필로티는 아파트의 다른 층과 동일한 구조 형식이라 일반 건물의 필로티와 같다고 볼 수 없다"며 "1개 층이 수직증축 된다고 해도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의 여러 수직 증축 사례를 소개하며 "보강공사를 거치면 구조적으로 훨씬 안전한 건물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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