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2개구 집값 전주보다 둔화…강남 아파트값도 흔들리나
강남구 0.04% 상승률 떨어져…서울 매매수급지수도 100이하로
대출 규제 영향에 가격 급등 피로감…"하반기 하락전환 가능성 있어"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이달 들어 최소 10곳 이상이 직전 주보다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을 이끌었던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에서도 상승률 둔화가 나타나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본격적으로 꺾였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9월부터 시작된 대출규제 강화에 가격 급등 피로감, 금리 인하 기대감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상승률 둔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서울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둔화 폭과 하락 전환 시기 등에서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의 11월 3주(18일 기준)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전 주 대비 상승률이 둔화한 자치구는 총 12개로 직전 주(11월 2주)의 10곳보다 늘었다. 11월 1주에의 16개 구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서울 자치구 중 절반 가까이에서 상승률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
상승률 둔화는 광진구(0.09%→0.02%), 중구(0.10%→0.07%), 금천구(0.04%→0.02%) 등에서 발생했는데 강남구에서도 (0.19%→0.15%) 상승률 둔화가 나타났다. 서초구는 지난주와 같은 0.11%의 상승률을 보였고, 송파구는 0.04%에서 0.06%로 소폭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11월 3주 기준으로 99.9를 기록했는데 매매수급지수가 100 아래를 기록한 것은 지난 6월 4주 이래로 21주 만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민간지표인 월간KB주택시장 동향에서도 이달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94를 기록해 전달인 101대비 하락했다. 이 지수는 전국 공인중개사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상승과 하락을 설문하는 것인데, 지수가 100 아래면 하락 예상 비중이 높은 것을 말한다.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올해 4월 이래 7개월 만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가격 상승세 둔화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가 대비 하락 거래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현재 서울지역의 상승률 둔화와 약보합 상태는 일시적으로 늘어났던 수요가 금융관련 규제 강화,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현재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본다"며 "매수를 준비하던 사람들도 좀 더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서울의 경우 주요 입지에서 아파트 가격이 과도하게 올랐고 실거래가도 많이 올라서 피로감이 쌓였을 것"이라며 "단기간에 급등한 지역에서는 하락거래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대출규제가 영향을 줬을 것이고 그 중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는 대출 의존도가 높아서 상승폭 축소가 더 빨랐다고 본다"며 "서울의 주요 정비구역에서도 사업비 상승, 추가 분담금 등의 문제로 가격 하락 요인과 상승요인이 충돌하면서 상승률 둔화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강남권의 경우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도 누적됐고, 계절적인 요인으로 가격이 조금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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