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꿈틀, 집값 상승?…목동 부동산 "현실은 동상이몽"
대출규제에 거래↓…당분간은 보합세 유지 전망
관건은 재건축 속도…"순조롭다면 기대감 반영될 수도"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재건축 호재와 수능 이후 상승하는 학군지 수요에 가격 상승이 기대됐던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일대. 기대와는 달리 이곳의 부동산 상승세는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2단계 스트레스 DSR (총부채원리금상환) 등 가계대출 조이기로 인한 매수 심리 위축과 재건축 기대감이 혼재돼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부동산 매매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집주인과 하락세를 예상하는 예비 매수인의 '매매가격 희망차'도 커져 당분간은 보합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 일대 아파트들의 9월, 10월 매매 건수는 각각 5건 이내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본격적인 대출규제가 시작되기 이전인 8월 거래가 활발했던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일대 부동산들 또한 "대출규제로 매수 수요가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증언했다. 지난여름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일대에 신고가 거래가 속출했지만, 당분간 신고가를 경신하기는 힘들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양천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설령 신고가가 나온다고 해도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경우다"며 "오히려 거래되는 매물들은 호가보다는 낮은 금액의 '급매' 매물들이 많다"고 전했다.
매수인과 매도인이 생각하는 가격 차도 커 쉽사리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과 지난 상승장에 따른 기대감이 호가에 반영돼 있는 상황이다. 정작 수요자들은 가격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다.
목동 10단지 아파트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10단지 전용 106㎡ 매물이 22억 원에 올라와 있지만, 이 가격에서는 거래가 되지 않는다'며 "거래되는 물건도 20억 원 선에서 거래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아직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속도가 가장 빠른 신시가지 6단지가 이제 정비계획 지정을 마쳤고, 대부분의 단지는 정비계획안 수립 단계에 있어 본격적인 재건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9단지 주민 70대 박 모 씨(남)는 "솔직히 재건축까지 최소 10년은 걸리지 않겠냐"며 "중간에 이주도 해야 하는데 그냥 살던 대로 살고 싶은 게 우리 바람"이라고 밝혔다.
재건축 기대감과 가계대출 조이기의 하방 요인이 서로 상쇄되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보합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매도자와 매수인의 '동상이몽'이 계속되고 있고, 각종 대출규제도 여전히 존재해 거래가 활성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내년 7월에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이 예정돼 있어 주택담보대출 및 신용대출을 통한 자금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다만 목동 재건축이 갈등 없이 신속하게 진행된다면 건축 기대감이 일대의 가격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로 인한 거래 부진이 계속된다면 일대 부동산 가격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라 향후 진행 속도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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