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속삭이는 정도” 층간소음 없애는 1등급 기술 뜬다[르포]
LH, 내년부터 적용…세종 주택성능연구센터 테스트 분주
“59㎡ 아파트 공사비 추가 부담 300만원…민간에도 전파”
-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층간소음 없는 고품질 공공주택 공급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오는 2025년부터 층간소음 저감 1등급 기술을 설계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59㎡에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할 경우 300만원 정도 공사비가 올라갈 것 같습니다.”(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
지난 21일 찾은 세종시 소재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HERI). 국내 최대 규모 층간소음 연구소로,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다양한 시험이 진행됐다. 더불어 바닥 두께를 층별로 달리해 실제 층간소음 저감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데시벨(dB) 35 랩이 자리했다. 이곳에서는 층간소음 발생을 재현하거나 저감 기술을 적용했을 때 느껴지는 소음 저감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층간소음은 공동주택에서 뛰거나 걷는 동작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경량 충격음과 중량 충격음으로 나뉜다. 경량 충격음은 물건 떨어트리는 소리·의자 끄는 소리 등 비교적 가볍고 딱딱한 충격음이다. 중량 충격음은 아이들 뛰는 소리·러닝머신 소리 등 무겁고 부드러운 충격음이다.
등급별 소음수준은 △1등급 37dB 매우 높은 차음 수준 △2등급 41dB 높은 차음 수준 △3등급 45dB 우수한 차음 수준 △4등급 49dB 기본 차음 수준 등이다.
등급별 인식수준은 △1등급 아주 조용한 수준, 도서관에서 속삭이는 소리 △2등급 조용한 수준, 먼거리에서 들리는 나지막한 대화소리 △3등급 보통 수준, 옆방에서 들리는 일반 대화소리 △4등급 약간 불편한 수준, 일반적인 사무실 소리 등이다.
층간소음과 관련해 지난 2005년 3월 바닥충격음 차단구조를 실험실 등에서 성능평가 후 성능등급 만족 시 바닥충격음 차단 구조를 인정하는 사전인정제가 시행됐다. 이어 2022년 8월 사용검사 신청 전 가구 수의 2%를 무작위 성능 측정해 사용검사권자가 확인 미달 시 보완 시공 또는 손해배상을 권고하는 사후확인제가 시행됐다.
현재 국내 민간 건설사가 보유한 층간소음 1등급 기술은 총 12개로 파악된다. 고밀도 몰탈, 고성능 완충재, 바닥 두께 상향 등이 핵심기술이다. 그러나 시공성·경제성·내구성 등이 검증되지 않아 단지 단위 전면 적용 실적이 없는 데다 바닥두께 및 구조가 상이해 LH 설계 적용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공공주택 품질 향상을 위해 층간소음 저감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2년 전 취임하면서 제일 먼저 얘기한 게 층간소음 문제 해결이었다”라며 “앞으로 (층간소음) 1등급 기술 모델을 개발해 내년부터 LH가 짓는 모든 아파트에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층간소음 저감기술 테스트베드는 삼성물산의 래미안 랩보다도 2배 정도 많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이걸 활용해 층간소음 문제를 확실하게 잡고, 해당 기술을 민간과 공유해 전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wsh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