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60억 원베일리에 단체관광객도 우르르"…결국 담장 설치한다
[인터뷰] 허권 원베일리 입대의 회장 "입주민 80% '담장' 동의"
"입주민 사생활 보호 필요…늦은 시간 출입 제한 등 보완 조치"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서울 서초구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래미안 원베일리'가 조만간 단지 내 담장 설치를 추진한다.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카페를 비롯해 총 13개의 공공개방시설을 운영 중인데, 누구나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다 보니 입주민의 안전과 사생활 보호 우려가 커지면서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허권 래미안 원베일리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 회장은 지난 19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공공개방시설 13곳을 운영 중인데 입주민의 안전 우려와 사유지로서 재산권 보장 등을 위해 담장(펜스)을 설치할 예정"이라며 "공공개방시설이나 공공개방통로의 근본 취지에 반하지 않으려고 하며, 입주민의 70~80%가 이에 동의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원베일리는 올해 6월부터 스카이 커뮤니티를 비롯한 독서실, 북카페, 지역창업센터를 포함한 총 13곳의 공공 개방 시설을 운영 중이다.
누구나 손쉽게 아파트 단지 내부로 들어올 수 있고, 별도의 시간제한도 없어 입주민들의 안전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허 회장은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외부인들이 굉장히 단지를 많이 찾고 있다"며 "관광버스에서 내려서 투어를 진행하는 여행객들도 있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에 "담장을 설치해 늦은 시간에는 출입을 제한하는 등 입주민들의 안전과 사생활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서초구청에 사용 허가 신청을 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근 법원에서도 아파트 단지 내 담장 설치가 위법하지 않다는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은 서울 종로구 경희궁자이 2단지 입대의가 종로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행위허가 반려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입주 이전 사업 시행자인 조합에 부과됐던 의무를 입대의가 승계한다고 볼 법적 근거가 없다고 봤다.
원베일리 입대의는 담장 설치뿐만 아니라 현재의 공공개방시설 운영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법적 절차를 준비 중이다.
올해 6~9월 시설 운영 수입은 3억 7000만 원인데 그중 스카이 커뮤니티(카페) 수입이 2억 2300만 원으로, 60% 이상 차지한다. 13개 시설 중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활용도는 극히 낮은 편이다.
운영 이익은 시설 위탁운영 업체인 '한솔아이키움'이 다 가져가는 구조로 재건축 조합이 계약했었는데, 입대의가 남는 이익이 있는 경우 그중 30%는 단지 복리 증진을 위해 사용하도록 계약을 변경했다.
허 회장은 "현재 원베일리의 공공개방시설은 법령에 근거도 없이 관리 주체나 주택관리업자를 통해서가 아니라 주식회사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며 "입대의 의결이나 입주자 동의도 없이 외부인을 상대로 커피 등의 음료를 팔아 이익을 얻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공동주택관리법 위반으로 한솔아이키움을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베일리는 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했으나 조합 해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바로 인근 단지인 '아크로리버파크' 조합 해산도 6~7년이 걸렸다.
허 회장은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제기된 소송이 끝나야 청산 절차가 마무리된다"며 "조합장이나 조합 임원 개인의 배임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어 있으나 조합을 상대로 있는 소송은 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합 내부의 부조리한 부분을 비롯해 입주민들이 거주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여러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입주자들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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