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때문에 실수요자도 집 못사요”…얼어붙는 부동산시장
전국 아파트값 보합…매수 심리 위축에 매물 증가
“연말까지 관망세·지역별 양극화 더 뚜렷해질 수도”
- 신현우 기자
“올해 초부터 집 사려고 알아봤는데, 지금은 포기 상태입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실수요자도 집 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집 사려고 모았던 돈으로 주식 등에 투자하고 그냥 전세나 월세로 살아야 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30대 직장인 김 모 씨)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 여파로 분석된다.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매물은 쌓인다. 이 같은 분위기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목적으로 이뤄지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가 실수요자마저 옥죈다고 비판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와 동일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0.05%→0.03%)·서울(0.07%→0.06%)은 상승 폭이 축소됐으며 지방(-0.02%→-0.03%)은 하락 폭이 확대됐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 등 선호 단지에서 상승 거래 신고 등 수요가 꾸준하다”면서도 “그 외 단지는 대출 규제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으로 거래가 정체되는 등 혼조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사람은 줄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3.8로 전주 대비 0.3포인트(p) 떨어졌다. 이는 일주일 새 하락 전환된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4에서 100.3으로 떨어졌다. 지역별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포함된 강북 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99.5→99.3)가 강남 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101.3→101.2)보다 하락 폭이 컸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러한 심리를 반영하듯 매물은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8만 9337개로, 전주(8만 8161개)보다 1176개 증가했다.
서울 강북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의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로 주택 거래가 줄고 가격 상승도 둔화하고 있다”며 “정부가 부동산 시장 침체·건설 경기 악화 등의 상황보다 가계부채 관리를 우선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어 “연말까지 관망세와 함께 지역별 양극화 등의 현상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년 시장 예측이 어려운데, 공급 부족 등으로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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