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경매시장 무슨 일?…무주택자 "내 집 마련하겠다" 우르르

지방 무주택 실수요 '집 사러' 법원행…낙찰가율·응찰자↑
5년 이내 준신축 아파트 공략, "수천만원 싸게 내 집 마련"

20일 한 법무사 사무소에 경매 상담 안내가 붙어 있다. 2023.4.2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잘만 받으면 급매보다 싸게 살 수 있어요.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최근 지방 무주택자들이 법원 경매 입찰장에 모여들고 있다.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주요 입찰 물건은 5년 내외 준신축 아파트로, 일부 매각 물건은 두 자릿수 경쟁률까지 치솟았다.

13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총 2933건으로 전달(2933건) 대비 19.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1월(3593건)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전국에 아파트 경매 물건이 쏟아지면서 최근 법원에서는 전문 경매인을 비롯해 전업주부, 직장인 등 일반인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지방 무주택자가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로 5년 내외 준신축 아파트를 시세보다 10~20%가량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응찰자가 늘면서 지방 아파트 낙찰가율도 회복세다.

지난달 강원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2.7%로, 한 달 전(74.5%)보다 8.2%p(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전북(84.7%→91.6%, 6.9%p) △광주(81.3→82.7%, 1.4%p) △울산(85.8%→87.1%, 1.3%p) 등 다른 지역도 일제히 반등했다.

한 경락잔금 대출 중개인은 "최근 지방권 아파트를 낙찰받았다며 문자로 사건번호를 보내는 분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2금융권을 통하면 4%대 중반 금리로, 감정가 대비 70%, 낙찰가 대비 90% 중 낮은 가격에 방빼기(방공제) 없이 대출이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전주 에코시티 아파트. ⓒ News1 유경석 기자

실제 올해 입주 4년 차인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효천대방노블랜드에코파크 전용 84㎡(34평·13층)는 지난달 28일 5억 7212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최초 감정가(5억 9400만 원)의 96% 가격으로, 해당 물건에만 총 17명이 입찰표를 던졌다.

현재 시장에 나온 비슷한 조건의 매물은 6억 5000만 원(중층 이상)으로, 시세 대비 약 12%(7800만 원) 싸게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경매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무주택자 발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내 집 마련을 계획했다면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거래 소강상태 속 급매물이나 경매를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