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약발, 영끌족 많은 외곽부터…노도강 경매 낙찰가 '뚝'
10월 노도강·금관구 매수 심리 위축
"대출 의존한 외곽 지역 '영끌족' 타격"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에서 대출 규제의 여파가 외곽 지역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높은 대출 의존도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외곽 지역의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결과다.
12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와 금천·관악·구로구(금관구) 지역의 낙찰가율은 80%대 중후반에 그쳤다.
특히 노원구는 86.2%, 도봉구는 85.5%, 강북구는 87.8%로 주요 입지인 강남구(107.5%)와 서초구(107.3%)에 비해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금천구와 구로구도 각각 91.1%, 89.7%를 기록하며 외곽 지역의 전반적인 약세가 두드러졌다.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총 311건 중 134건이 매각되어 매각률은 43.1%에 그쳤고, 평균 매각가율도 85.2%에 머물렀다. 노도강·금관구 지역에서는 두 번 이상 유찰되는 사례가 증가하며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9월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와 은행권 대출 한도 제한 등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 정책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가계부채 부담이 외곽 지역 거주자들에게 크게 작용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영끌족'이 늘어나, 이들 지역의 경매 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
반면, 강남 3구 등 주요 입지에서는 여전히 감정가를 초과하는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외곽과 차별화된 양상을 드러냈다.
지난달 노원구 하계동 우방 아파트 전용 59㎡는 감정가 5억 3700만 원이었으나 낙찰가는 4억 3342만 원에 그쳐 낙찰가율이 80.7%에 머물렀다.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 아파트 전용 53㎡는 감정가 4억 2200만 원에서 두 차례 유찰된 후 3억 2611만 원에 낙찰되며 낙찰가율이 77.3%로 떨어졌다.
이와 반대로 주요 입지 지역에서는 높은 낙찰가율이 유지되고 있다. 강남구는 평균 낙찰가율이 107.5%, 서초구는 107.3%로 나타났고, 강동구 역시 102.4%로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해 외곽과의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특히 강동구는 10월 평균 응찰자 수가 10.67명에 달해 주요 입지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11월(1~11일 기준)에도 이러한 지역 간 격차는 이어졌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낙찰가율이 각각 93.8%와 96%로 다소 하락했으나, 여전히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강동구는 낙찰가율 93.6%, 평균 응찰자 수 12.75명을 기록하며 주요 입지의 높은 인기를 반영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DSR 2단계 규제 등으로 인해 대출에 크게 의존한 외곽 지역 '영끌족'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며 "주요 입지 아파트는 여전히 높은 낙찰가율을 보이지만, 외곽 지역에서는 낙찰가율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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