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렸는데 부동산은 침체…깨진 공식[송승현의 손바닥부동산]
기준 금리 아직 대출 금리에 미반영, 대출규제도 지속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한국은행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습니다. 3년여 만에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한 겁니다. 일반적으로 금리는 부동산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는데요. 이번 금리 인하는 어떤 영향을 가져올까요.
뉴스1은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와 함께 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 변화를 짚어봤습니다.
길었던 고금리 시기가 끝이 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내려간 건 3년 2개월 만입니다. 그동안은 인상하거나 동결만 이어왔었죠.
이제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일반적으로 금리가 내리면 부동산 시장은 반대로 활황을 띄게 됩니다. 수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구입하면서 현금으로만 대금을 지불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인데요.
자금 조달 비용이 적어지면 낮아질수록 매수 수요가 커지게 되고 이는 곧 시장의 활황으로 이어진다고 봅니다.
실제로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0%대 제로금리가 유지됐던 시기에는(2020년 3월~2021년 11월)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이 모두 폭증했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값은 1월부터 7월까지 누적으로는 11.12%의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부동산원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최고치이기도 합니다.
이번 금리 인하가 집값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의외로 전문가들은 당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선 당장 체감이 안 된다는 건데요. 기준금리는 내렸지만,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은행연합회는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8월(3.36%)보다 0.04%포인트 상승한 3.40%로 집계됐다고 전했습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의 자금조달금리를 가중 평균해 산출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입니다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반영되는데요. 오히려 주담대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고강도 대출 조이기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시행되면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었고, 시중은행들도 대출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는 서민이 주로 이용하는 정책대출까지 손을 댔습니다.
디딤돌대출은 부부합산 연 소득 6000만 원(신혼부부 8500만 원) 이하인 무주택자가 5억 원(신혼부부 6억 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최대 2억 5000만 원(신혼부부 4억 원)까지 연 2.65~3.95% 저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입니다.
국토교통부는 디딤돌 대출 시 등기가 되지 않은 신축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 후취 담보대출과 방 공제 면제는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방 공제는 대출기관이 최우선 변제금만큼을 제외하고 대출을 내주는 것을 말하는 건데요.
최우선변제금은 지역별로 서울은 5500만 원, 수도권은 4800만 원, 광역시는 2800만 원입니다.
이 경우 경기도(과밀억제권역) 소재, 5억 원 아파트를 구입할 때 기존에는 3억 5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으나, 3억 200만 원으로 한도가 줄어들게 됩니다.
지금은 금리가 내린다고 해도 대출 한도가 그리 크지 않은 거죠.
부동산에서 전통적인 주택시장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로 꼽히는 시기가 도래했지만, 시장이 잠잠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들 분석합니다.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8987건을 기록하며 2020년 7월(1만1170건)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9월은 신고일이 열흘밖에 남지 않은 현재 2730건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언제 다시 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까요. 서울을 제외하고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은 나오질 않습니다. 지금처럼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공급 부족 불안감과 공사비 인상으로 분양가가 오르는 만큼 수도권에선 수요가 꾸준하다는 것입니다.
반면 지방은 회복이 요원합니다. 미분양 단지는 여전히 소화되질 않고 적체되고 있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7만 1822가구) 대비 5.9%(4272가구) 감소한 6만 7550가구. 81.3%인 5만 4934가구가 지방에 집중돼 있습니다.
당장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들 합니다. 무리한 매수는 조심해야 할 때라는 건데요. 조금 오른다고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도 추천하지 않습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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