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주민들 "용적률 높여달라"…고양시 "인프라 확충 어렵다" 손사래
일산 재건축 추진 단지들, 기준 용적률 300%→326% '상향' 요구
고양시, 난색…"적정 개발밀도 초과, 도로 등 기반시설 수용 한계"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일산 특별정비예정구역 주민들이 아파트 '기준 용적률'을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다른 지자체 대비 낮은 용적률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는 지자체 권한으로 정부가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양시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재 기본계획상 용적률을 최대 450%까지 높일 수 있는 데다, 개발밀도를 높이면 상하수도, 도로, 교통 등 핵심 기반시설이 한계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5일 국토부에 따르면 앞서 고양시는 일산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계획 기준 용적률로 300%를 설정했다. 이는 전체 1기 신도시(분당 326%, 평촌·산본 330%, 중동 350%)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이를 두고 현재 일산 집주인들은 기준 용적률을 분당처럼 326%까지 높여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장성희 일산재건축추진협의회(협의회) 임시위원장은 "고양시가 제시한 기준 용적률을 적용하면 30평형 기준 가구당 최소 3억 원의 추가 분담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도지구로 선정이 되더라도 이를 납부하면서까지 재건축을 추진할 구역은 없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기준 용적률은 오히려 사업 추진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라며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기본계획안의 수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마 △성저 △문촌 △백송 등 1차 선도지구 신청 단지로 꾸려진 협의회는 오는 9일 가두행진을 포함, 일산동구청 앞에서 기준 용적률 상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반면 고양시는 기준 용적률 추가 상향은 어렵단 입장이다.
고양시 신도시정비과 관계자는 "일산은 상하수도 추가 확충도 고민이 큰 상황"이라며 "도로, 교통 등 기존 기반시설로는 추가로 늘어나는 인구를 다 수용할 수 없다"고 손사래 쳤다.
이 관계자는 또 "협의회가 말하는 사업성은 공공기여 비율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공공 기여율을 2구간까지 가져가면 최대 450%의 용적률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양시가 설정한 공공 기여율은 총 2개 구간으로, △1구간은 (현재 용적률~기준 용적률) 10% △2구간(기준 용적률~최대 용적률) 41%로 차등 적용한다. 1기신도시 특별법상 3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최대 용적률은 450%다.
전문가들은 용적률을 무작정 높이기보단 주택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교수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도 결국엔 신규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정책"이라며 "앞으로 서울의 주택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서울 인접지인 일산의 주택공급을 늘릴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용적률 상향으로 기반시설 추가 확충이 필요하더라도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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