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도 서울 생애 첫 매수 꾸준…'영끌' 30대 강세 지속

서초구 등 선호 지역은 집값 급등 탓 거래량 주춤
"대출금리 내리면 수요 회복되고 집값 불안해질 것"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서울에서 아파트·오피스텔·빌라·상가 등 집합건물 생애 최초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일 기준 지난달 서울에서 집합건물을 매입한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는 476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8~9월 각각 5037건, 5063건으로 5000건을 상회했지만, 세달만에 4000건 대로 내려앉았다. 다만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기한(계약일로부터 60일)이 남은 점을 감안하면 5000건 대는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별로 보면 매수에 적극적이었던 30대가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9월(2523건)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8월의 거래 건수(2323건)는 이미 뛰어넘었다.

구별로보면 선호지역으로 꼽히는 곳에서는 거래가 줄었다. 서대문구가 271건에서 180건으로, 서초구가 328건에서 151건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에선 40대의 매수력이 약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인 이른바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는 엇비슷하거나 오히려 거래가 늘기도 했다.

금천구는 114건에서 108건, 노원구는 250건에서 249건으로 소폭 줄었고, 관악구는 160건에서 222건으로 늘었다.

대출 규제에도 매수자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지난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되면서, 대출 한도가 크게 줄었다. 연소득이 가구당 평균소득 수준인 대출자의 수도권 주담대 한도는 최대 5500만 원 감소한다.

은행권의 대출 문턱 높이기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2금융까지 대출 추가 규제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다만 강남권이나 마용성 지역의 집값이 급등했던 건 수요자의 매수심리를 주춤하게 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서초구 등은 집값이 많이 상승한 데 따른 경계심리로 인해 거래량이 줄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대출을 규제로 인해 자금 융통이 안돼 전반적으로 수요가 막혔다"며 "그러나 금관구 등에서는 매수세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출이 규제가 풀리고,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금리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수요가 붙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윤수민 위원은 "지금 대출로 인위적으로 수요를 눌러놓고 있어 시장이 위축됐다"며 "현 시장 상황은 원래라면 그럴 시기가 아니다. 향후 대출이 원활해지면 가격이 크게 뛸 수 있다"고 했다.

고준석 교수도 "기준금리는 인하됐지만, 대출금리는 오르는 상황"이라며 "반영이 안되고 있지만, 향후 기준금리가 반영된다면 수요는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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