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0명 중 4명은 '60세 이상'…늙어가는 버스 운전기사
60세 이상 버스 운전기사, 50세 미만의 2배
문진석 의원 "신규 인력 충원 안되면 버스 산업 전체 위태"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버스기사의 고령비율(총인원 대비 60세 이상 비율)이 40%를 돌파하고 신규 기사 진입은 줄어들고 있어 버스 산업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운송 노동 시장의 유연화와 더불어 정부의 세밀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교통안전공단(TS)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버스 운송자(버스기사) 중 60세 이상 비율이 2019년 26.3%에서 올해(6월까지) 40%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70세 이상의 비중은 같은 기간 248%나 폭증했다. 반면 50세 미만 운송자는 2019년 29.5%에서 올해 20.9%로 하락했다.
명수로 보면 60세 이상 운송자는 2019년 3만 7630명에서 올해 5만 6625명으로 1만 8995명 증가했다. 70세 이상 고령 운송자는 같은 기간 3322명에서 8252명으로 2.5배 증가했다. 80세 이상 운송자도 43명에서 134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반면 50세 미만 운송자는 4만 2235명에서 2만 9601명으로 1만 2634명이 감소했다.
신규 버스운송자격증 취득 인원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기사들의 고령화가 심각한데 새로운 신규 인력 유입도 제대로 안 되는 것이다.
연간 신규버스운송자격증 취득자는 2019년 3만 8219명에서 2023년 2만 4722명으로 1만 3497명이 감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2019년 5011명이 버스운송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올해(6월까지)는 1803명이 취득했다. 5년 만에 64% 정도가 줄어든 것이다. 부산도 같은 기간 2199명에서 791명으로 줄어들었고, 광주도 1086명에서 339명으로 급감했다.
문진석 의원은 "버스 운송자의 고령화, 신규 인원 감소 등 교통산업에 인력이 충원되지 않는다면 산업 전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며 "수십 년간 시민의 발이 된 버스 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버스 운송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더불어 자율주행 적용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한국의 산업에서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같은 경우에는 외국인 근로자를 받아들이고 있는데 교통 쪽에서도 이를 검토해 보는 등의 운송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고려해 봐야 한다"며 "여기에 더해 자율주행 버스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버스 운전기사 고령화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어 "자율주행 차량 중에서도 버스는 일정 노선이 있고 도심 주차가 필요하지 않아 자율주행차 전문가들도 도입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면서 버스 운송자 인력 충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신규 버스 운수 종사자 양성 교육을 고용노동부와 함께 실시하고 있다"며 "교육 후 정식 취업하기 전에 연습생으로 연습하는 것이 있는데 이때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양성 교육을 확대하면 인력 충원이 더욱 나아질 것으로 봐 예산과 훈련장 확대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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