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버스 절반은 중국산인데…배터리 안전검사 '비동의'
22곳 중 20곳 BMS 정보 제공 거절…일부 해외 업체도 '거절'
대응방법 찾는 국토부…"최대한 설득해 봐야"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국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산 전기 버스의 배터리 검사가 업체 측의 자료 제공 비협조로 인해 현재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 검사에 필요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성남분당갑)이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이거 △주룽 △양저우야싱 △진룽 △조이롱 자동차 등 20개의 중국 버스 제조사들이 배터리 검사를 위한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MS 검사에 비동의한 중국 20개 업체가 국내에 등록한 전기 버스는 3000대가량이다. 중국 전기 버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54.1%에 달한다. 정부는 이미 지난 5월 전기차 배터리 안전 검사 의무화를 입법 예고했다. 이들 업체가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전기 버스에 대한 배터리 안전 검사에 차질이 생길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BMS는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배터리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전기차의 안전성과 직결되는 핵심 기술이다. BMS 정보가 없으면 배터리의 정밀 진단이 힘들고 배터리 화제 가능성도 제대로 점검할 수 없다. BMS를 통한 배터리 검사는 세계 전기차 보급 국가 가운데 한국이 선제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중국 업체들은 해당 정보가 어느 곳에 사용될지 확신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정보 제공에 난색을 보인다. 중국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지프 △피아트 △재규어랜드로버 등 일부 해외 업체도 BMS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
다만 △폭스바겐 △테슬라 △BMW △벤츠 △볼보 등 몇몇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공단 측에 BMS 정보 제공 의사를 밝혔다. 중국 버스 업체 가운데도 BYD와 헝양 두 곳도 정보 제공에 동의했다. 승용차와 전기 버스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도 BMS 정보 제공에 동의했다.
국토부는 중국 업체들의 정보 제공 미동의에 대한 대응 방법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행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이에 따른 법적 다툼의 여지도 있다. 국토부 측은 "내년 진단 검사 의무화 전까지 업체들을 최대한 설득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은혜 의원은 "세계 전기 버스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중국 업체가 배터리 안전 검사를 외면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며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했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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