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하락 멈추나 했는데"…세종 집주인 또다시 '눈물'

36주 연속 하락→보합→하락폭 다시 확대
전문가 "최근 거래량 반등, 내 집 마련 적기"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한때 '천도론(행정수도론)'에 힘입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세종 집값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하락폭이 다시 커지며 일부 단지 집값은 최고가 대비 40% 가까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 집값 '하락폭' 다시 확대…일부 단지 최고가 대비 40%↓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앞서 3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던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9월 넷째주 '보합'으로 돌아섰지만 △9월 다섯째(-0.06%) △10월 첫째주(-0.07%) 2주 연속 다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은 마이너스 5.76%로,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세종은 매물적체가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고운·한솔·소담동 위주로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고운동 가락마을 17단지(508가구) 전용 59㎡(25평형)의 경우 지난 1일 3억 500만 원(9층)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가(3억 3000만 원·10층) 대비 7.6%(2500만 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단지 최고가(5억 3000만 원) 대비 42%(2억 2500만 원) 급락한 금액으로, 사실상 역대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2020년 한해 상승분(평균 상승률 38.06%)을 고스란히 토해낸 셈이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처럼 그간의 오름폭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던 지역에서의 가격 되돌림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유리창에 아파트 매매 가격이 걸려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실수요 매수세 '위축'…"최근 거래량 회복 흐름, 내 집 마련 적기"

이처럼 세종 집값이 맥을 못 추는 이유는 외지 투자자들이 떠나고, 그나마 남아있던 실수요 매수세마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세종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0.3으로 전주(91.5) 대비 1.2p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100보다 높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는 세종에 거주하는 실수요자 입장에선 오히려 지금이 '내 집 마련'의 적기라고 조언한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세종은 공교롭게도 아파트 가격이 빠지는 와중에 거래량이 회복하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이라며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데 거래량이 늘어난다는 건 변화의 신호"라고 설명했다.

실제 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월 518건 △6월 559건 △7월 777건 △8월 839건으로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 대표는 "지금처럼 집값이 싸고 아무도 관심이 없을 때가 내 집 마련을 할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