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년2개월 만에 인하…"대출문턱 여전, 집값 자극 없다"

(서울=뉴스1) 전준우 윤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년 2개월 만에 전격 인하하면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 여파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로 기존보다 0.25%포인트(p) 낮췄다. 2021년 8월 기준금리 0.25%P 인상을 시작한 이후 3년 2개월 만에 나온 인하 결정이다.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대출을 끼고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세대의 이자 부담이 다소 숨통을 트일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빅데이터랩장은 "종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주나 주택 등 부동산 자산 매입 시 자금조달 이자 부담이 일부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무주택자 중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스트레스 DSR(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 2단계를 비롯한 정부의 대출 규제가 이미 시행 중인 만큼 이번 금리 인하가 집값을 다시 자극할 우려는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준금리를 0.25%P 내려도 여전히 고금리이고, 시장에는 전세대출 규제 등이 더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가 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선 NH 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가계부채가 안정화되기 전까지 은행이 대출금리를 기준금리와 비례해서 낮추기에는 현재로서 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이 된다"며 "당장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주택 거래량과 매맷값 상승 움직임은 둔화하고, 서울 내에서도 집값 양극화가 더 심화할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빅데이터랩장은 "연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진 집값 상승 피로감 누적으로 주택 매매 월별 총량은 7월을 정점으로 이미 8월부터 주춤한 상태"라며 "연말까지 이와 같은 흐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시장은 금리보다 정부의 대출 규제, 즉 개별 차주에게 필요한 만큼의 대출이 나오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하반기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올해 초 전망과 동일하게 지역적·국지적인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